겨울철 구제역 집중 탓에 농가 긴장의 끈 못나
돼지 구제역이 충북 진천에 이어 충남 천안, 충북 증평 등으로 번진 가운데 앞으로 2주가 구제역 방역활동의 최대고비가 될 전망이다.1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진천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후 초기에 긴급백신접종을 했지만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는 2주 후까지는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처럼 한파가 계속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구제역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더 강해져 기승을 부리기 때문에 축산농가들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 “백신접종후 항체형성에 2주 걸려” = 농식품부는 구제역 발생 후 인근 시군을 중심으로 긴급 백신접종을 하고 있지만 항체가 형성되는 데 2주 정도 걸리는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만큼 구제역에 감염되더라도 잠복기가 1~2주 정도인 점도 연말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구제역은 충북 진천에서 이번 달 들어 지난 3일 처음 발생해 7건이 잇따라 발생했고 16일 충남 천안, 17일 충북 증평으로까지 확산됐다.
진천은 모두 첫 발생지에서 반경 5㎞ 이내에서 구제역이 확인됐지만 증평은 진천에서 20㎞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현재 유행 중인 구제역 바이러스가 국내 백신 접종 중인 O형인 만큼 백신접종만 제대로 하면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10∼2011년 구제역 발생 당시 300만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하고 3조원 가까운 피해가 발생한 뒤 농식품부는 방역대책을 백신접종 중심으로 전환했으며 백신 접종 효과를 확신하고 있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본부장은 “어미 돼지는 구제역 평균 항체 형성률이 80% 이상돼야 하고 돼지고기용으로 쓰이는 비육돈은 50~60% 정도의 항체형성률이 나와야 구제역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충북 진천 발생농가에 대한 조사결과 항체형성률이 36~37%밖에 나오지 않았고 천안도 13%가 채 되지 않는 등 일부 농가에서 제대로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이는 일부 농가가 백신 접종시 돼지에 농이 생기고 고기 질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들어 출하직전 돼지에 대해 접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 “정책자금 삭감 확대·지원제외 추진” = 농식품부는 예방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에 대해 현행 20%인 살처분보상금 감액비율을 더 확대하거나 각종 자금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진천의 구제역 발생농가가 이번이 3번째라는 점에서 구제역이 빈발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특별 관리에 들어갈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돼지 구제역은 지난 7월 경북 의성과 고령, 8월 합천 등에서 발병한 후 주춤하다가 겨울철로 접어들며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구제역 등 동물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내년 5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모든 지방자치단체, 방역기관·단체에 ‘AI·구제역 방역대책 상황실’을 설치해 유사시를 대비한 방역대책을 철저히 추진하고 전국 공항과 항만 41개소를 대상으로 특별점검반 운영과 중국 등 위험노선에 대한 국경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