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미지급은 임금 체불’ 고발…사측 “합의까지 해놓고…” 공방
최근 직원들의 성과 배분과 승진 인사 배제를 둘러싸고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었던 KEB하나은행이 또 시끄럽습니다. 이번엔 ‘외환은행 특별보로금’을 둘러싸고 고발전까지 벌이고 있습니다.하나은행은 노조가 억지를 부린다며 펄쩍 뜁니다. 지난해 12월 노사합의서를 작성하며 복리후생 제도를 하나은행으로 통일하기로 했단 겁니다. 현재 하나은행에는 특별보로금과 유사한 상여금 지급 기준이 없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합의서를 작성했다지만 현 노조는 실체조차 본 적이 없고 전임 노조 역시 이미 지난해 9월에 해산해 합의에 동의할 행위능력이 없다”고 반박합니다. 또 복지는 직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직원에게 ‘불리한 변경’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사측은 “대신 다른 인센티브를 주지 않았느냐”고 맞섭니다. 기존 하나은행에만 있던 이익배분제 성격의 ‘PS’(프로핏 셰어링·Profit Sharing)를 지난달 옛 외환 직원에게도 줬다는 겁니다. “왜 받은 것은 거론하지 않고 못 받은 것만 따지느냐”는 것이죠. 그러나 노조 측은 “통합 이후 하나·외환 직원 간 이익 기여도를 일일이 구별할 수 없는 데다 원래 줘야 하는 몫”이라고 주장합니다.
양쪽 주장이 진실게임으로 치닫고 있어 누구 말이 맞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물리적 통합을 강조하며 “우리는 하나”라고 외치던 통합 KEB하나은행의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이때, 하나은행은 아직도 합병 후유증을 앓고 있으니 말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7-05-09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