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하나님 놀다가세요/신현정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하나님 놀다가세요/신현정

입력 2010-02-13 00:00
수정 2010-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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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놀다가세요
/신현정

하나님 거기서 화내며 잔뜩 부어 있지 마세요

오늘따라 뭉게구름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들판은 파랑물이 들고

염소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는데

정 그렇다면 하나님 이쪽으로 내려오세요

풀 뜯고 노는 염소들과 섞이세요

염소들의 살랑살랑 나부끼는 거룩한 수염이랑

살랑살랑 나부끼는 뿔이랑

옷 하얗게 입고

어쩌면 하나님 당신하고 하도 닮아서

누가 염소인지 하나님인지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거예요

놀다 가세요 뿔도 서로 부딪치세요.
2010-02-1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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