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한국 정부 소극적 홍보 유감

APEC 정상회의 한국 정부 소극적 홍보 유감

입력 2012-09-10 00:00
수정 2012-09-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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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 홈피 어디에도 정상회의 결과 소개 없어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의 ‘루스키 섬’에서 개최됐던 제20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9일 폐막했다.

APEC 21개 회원국 정상과 대표들은 올해 초부터 정상회의 직전까지 실무진에서 장관급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수많은 토론과 논쟁을 거쳐 도출한 주요 결론들을 재논의한 뒤 최종 합의사항들을 공동선언문 형식으로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의장국인 러시아가 이번 APEC 정상회의의 네가지 핵심 의제로 제안했던 ▶ 무역ㆍ투자 자유화 및 지역경제통합 ▶ 식량 안보 강화 ▶ 안정적 운송망 구축 ▶ 혁신적 성장 촉진을 위한 협력 등의 주제에 대한 합의들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의 최대 성과가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APEC 회원국들이 보호주의 조치 도입을 자제하기로 합의하고 녹색 성장 활성화를 위한 친환경상품 목록을 확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2015년 말까지 보호무역주의 조치의 신규 도입을 자제하기로 한 회원국들의 기존 약속을 재확인하고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통한 보호무역주의 조치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녹색성장을 촉진하고 글로벌 환경 문제를 해결하자는 회원국들의 기존 약속을 재확인하면서 2015년까지 관세율을 5% 이하로 적용하는 54개 친환경제품 목록도 확정 승인했다고 밝혔다.

다른 의제들에서도 적잖은 합의들이 이루어졌고 이는 A4용지 약 9페이지 분량의 공동선언문에 상세히 기술됐다.

APEC 정상회의 합의는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나 아태 지역 국가 간의 협력에서 지침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공동선언문이 가지는 의미는 적지 않다.

APEC 회원국들은 지난 1년 동안 이 합의문을 도출해 내려고 수많은 회의를 열었다. 러시아는 이번 APEC 회의 준비를 위해 6천800억 루블(약 24조원)이란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 부었다. 한국도 APEC 의제와 그 논의 과정에 우리의 관심사를 최대한 반영시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이처럼 큰 노력이 보태진 APEC 정상회의 결과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 비해 APEC 회의를 준비한 한국 외교통상부와 홍보 업무를 맡은 문화체육관광부 담당 부서의 대(對) 국민 홍보 노력은 뜻밖에 허술했다. 블라디보스토크 APEC 회의가 끝난 뒤 외교통상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홈페이지 어디에도 정상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자료는 올라오지 않았다.

심지어 외교부는 APEC 정상회의를 보도하는 언론에도 한국어로 번역된 공동선언문 전문을 제공하지 않았고 대신 선언문 내용을 간단히 정리한 자료만을 배포했다. 외교부 담당자는 공동선언문 전문을 번역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APEC 언론 홍보 업무를 맡은 문화체육관광부 담당자는 선언문 내용을 한국어로 번역해 홍보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전문적 내용을 담은 상당한 분량의 APEC 공동선언문을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번역을 시도할 경우 자칫 엉뚱한 오역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일반인이 정상회의 결과를 이해하도록 하려면 전문 용어들에 대한 해석도 곁들여져야 한다. 회의를 준비하고 홍보하는 부서에서 마지막까지 서비스를 해야 하는 이유다.

일본은 정상회의 폐막 후 곧바로 자국 언론에 일본어로 번역된 공동선언문 전문을 배포하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고 한다. 러시아 주재 한 일본 언론 특파원은 “정부 당국자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외교 전문가는 “아무리 좋은 회의라 한들 그 결과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으면 정보의 소비자인 국민에겐 별 의미가 없다”면서 한국 정부의 소극적인 APEC 홍보를 질타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다양한 계기를 통해 홍보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과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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