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 주민위로에는 소질없어”

“뉴욕시장, 주민위로에는 소질없어”

입력 2012-11-17 00:00
수정 2012-11-1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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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샌디’로 큰 피해를 본 미국 뉴욕시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도시 재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을 위로하는데는 그다지 소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리저리 피해지역을 찾아 복구에 필요한 지시를 내리고는 있으나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일은 여간해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지난 13일 낮 퀸즈의 로커웨이 지역을 기술관료들과 함께 방문했다. 짙은 선팅으로 가려진 그의 SUV차량은 기자회견장 바로 앞에 멈췄다. 도착시간은 회견 예정시각보다 불과 2분 앞선 12시28분이었다.

회견장에는 이미 카메라가 잔뜩 설치돼 있었고 기자들도 모두 기다리고 있었다. 시장은 차량과 건물 사이로 난 길을 약 6m 가량 걸어가 회견장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주변의 주민들은 그를 거의 볼 수 없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커웨이에 도착한 지 한시간도 안돼 시장은 다시 인근의 스태튼 아일랜드로 떠났다. 이 곳 역시 샌디 피해가 극심한 곳이지만 시장이 피해지역을 둘러보거나, 아직 전력복구가 안된 건물 상태를 살펴보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블룸버그 시장이 들렀던 회견장에서 불과 한블록 떨어진 도서관에서는 한 자선단체가 주민들에게 옷가지 등을 나눠주고 있었으나 몇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던 주민들은 바로 옆에 시장이 다녀간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허리케인 영향으로 2주간 정전이 되었다가 최근 간신히 복구가 된 주민 스테인튼 스튜어트씨는 “시장이 여기 왔다면 사람들이 할말이 많았을텐데 이 곳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고 밀했다.

뉴욕시장을 맡은 지 12년째인 블룸버그는 시민들을 위로하고 어려움을 달래주는 일에는 매우 서툰 모습이다.

피해주민들과 공개적으로 만나는 일은 거의 없으며 혹시 있더라도 눈물을 보이거나 주민들을 안아주지는 않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5일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를 방문, 주민들과 포옹하며 위로할 때에도 블룸버그 시장은 뒤에 서있기만 했다.

그는 대신에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더 편안하게 생각한다. 회견에서 식량배급과 기업의 기부에 대해 주로 언급한다.

블룸버그 시장이 재난복구를 위해 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샌디’ 이후 그는 10여곳을 언론에 알리지 않은 채 방문했다. 브루클린과 퀸즈, 스태튼 아일랜드 등에서 이재민들과 대화도 나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때 찍은 동영상을 시청 직원들이 편집해 가끔 유튜브에 올리기도 하지만 소리도 나오지 않는 수준이어서 시장이 주민들과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알 길이 없다.

시장은 어려운 주민들에게 상황을 꼬치꼬치 캐묻는 것은 부질없는 짓으로 생각한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하워드 울프슨 뉴욕시 부시장은 “시장의 대시민활동은 언론을 위해 만들어지는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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