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아파 최고성직자, 차기 총리 선출 촉구(종합)

이라크 시아파 최고성직자, 차기 총리 선출 촉구(종합)

입력 2014-06-28 00:00
수정 2014-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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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케리, 사우디 방문’온건’ 시리아 반군 지원 강화이라크 정부군-수니파 반군 교전 지속…美무인기 투입

이라크 국민 다수를 구성하는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성직자가 수니파 반군의 봉기로 촉발된 이라크 사태 해결을 위해 차기 총리를 서둘러 선출하라고 촉구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 만나 이라크 사태 해법을 논의하고 시리아 반군 지도자와 면담했다.

이라크에서는 반군이 장악한 북부와 서부의 일부 도시에 정부군이 공습을 감행하는 등 양측의 교전이 이어졌다.

◇ 알시스타니 “의회 개원 전 새 총리 선출해야”

이라크 시아파 최고성직자인 알리 알시스타니는 다음 달 1일 새 의회 개원 이전에 차기 총리와 국회의장, 대통령 선출에 합의할 것을 정치권에 촉구했다고 중동 현지 일간지 걸프뉴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시스타니는 전날 대리인 아흐메드 알사피가 성지 카르발라에서 대신 설파한 금요 예배 강론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현 사태 해법으로 이라크의 분할을 고려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는 과거에도 이보다 더 큰 위기를 겪었다”면서 “이라크의 통합과 모든 분파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법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알시스타니가 새 지도부 선출을 촉구함에 따라 3선 연임을 노리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알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법치연합은 지난 4월30일 총선에서 최다 의석인 92석을 차지했지만, 총리 선출에 필요한 재적 과반(165표)에는 크게 모자란다.

특히 이달 초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주도하는 수니파 반군의 봉기에서 가장 큰 원인으로 그의 종파 차별 정책이 거론되면서 국내외에서 퇴진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 그를 대체할 후보로 복수의 인사가 거론되지만, 알말리키 총리는 아직 용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걸프뉴스는 이와 관련, 최근 바그다드를 방문한 이란군의 한 고위 장성이 총리 후보 명단을 들고 테헤란으로 돌아갔으며 수 일 안에 이라크를 다시 찾아 이란 지도부의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수니파와 쿠르드족은 새 국회의장과 대통령 단일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에서는 최근 수년간 확립된 암묵적 합의에 따라 총리는 시아파 아랍계, 대통령은 쿠르드계, 국회의장은 수니파 아랍계가 차지해 왔다.

◇케리 미국 국무, 사우디 방문…이라크 사태 해법 모색

중동과 유럽 순방 중인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압둘라 국왕과 이라크 사태를 비롯한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케리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라크 온건 수니파 세력이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인 ISIL이 주도하는 반군에 저항하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 사우디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압둘라 국왕이 알말리키 총리의 퇴진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면 이라크 사태 해결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고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는 분석했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압둘라 국왕은 2009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테러 보좌관이던 존 브레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면담에서 알말리키 총리를 ‘이란의 앞잡이’라며 “그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케리 장관은 압둘라 국왕 면담에 앞서 시리아 반정부 세력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위원회(SNC) 아흐마드 자르바 의장을 만나 온건 성향의 시리아 반군 지원 강화 방침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6일 5억 달러(5천100억원) 규모의 온건파 시리아 반군 지원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오바마 정부는 ISIL과 같은 일부 급진 세력의 전력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 시리아 반군의 무장 지원을 꺼려 왔다.

이번 조치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IL의 준동으로 촉발된 위협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정도로 크다는 방증이라고 AP 통신은 분석했다.

케리 장관은 사우디 방문에 앞서 프랑스 파리에서도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요르단 외무장관을 만나 이라크 내 통합 정부 구성을 비롯한 사태 해법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자리에서 케리 장관은 미국이 이라크 공습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공습이 성과를 거두려면 먼저 통합 정부가 구성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동의 다른 현지 일간지 ‘더 내셔널’은 전했다.

한편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이라크가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러시아는 역내 테러를 확산하려는 단체들의 시도를 가만히 앉아서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는 러시아와 벨라루스로부터 중고 수호이 전투기 10여 대를 구입, 수일 안에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이라크군, 반군 장악 티크리트 대규모 공습…미국 무인기 투입

이라크 정부군은 이날 사담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에서 헬기와 탱크 등을 동원한 대규모 공습을 실시했다.

수천 명의 병력이 티크리트를 향해 진격하는 등 이날 공격은 이라크 사태 발발 이후 정부군의 반격으로는 최대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시아파 민병대는 물론 일부 수니파 친정부 민병대도 정부군에 동참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현지에서는 정부군이 티크리트를 탈환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으나 즉각 확인되지는 않았다.

현지 주민 무하나드 사이프 알딘은 AP 통신에 “대다수 주민이 72시간 전부터 피란길에 올라 티크리트는 유령 도시가 됐다”면서 “금요일 밤주터 전기와 수도도 끊겼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이날 새벽부터 정부군의 공습이 시작됐으며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고 아직 일부 거리에서는 반군이 순찰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니파 반군이 장악한 티크리트에서 정부군은 지난 26일부터 헬기와 특공대를 동원해 공습을 시작했다.

이어 수니파 반군이 정부군 헬기 한 대 이상을 격추하는 등 치열한 교전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의 고위 관리는 최근 무인기 수 대가 바그다드 상공에서 순찰을 시작했으나 반군 공격 임무는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헬파이어 미사일을 장착한 무인기의 일종인 ‘프레더터(Predator) 드론’이 바그다드 상공에서 순찰 임무를 시작했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파견하기로 한 300명 규모의 군사 고문단 가운데 180명 정도가 이미 이라크 현지에 배치됐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기존 바그다드 대사관 보호 병력을 포함하면 600명에 가까운 미군이 현재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자치정부(KRG) 대통령은 최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장악한 유전 지대인 키르쿠크 지역을 처음 방문한 자리에서 이 지역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바르자니 KRG 대통령은 “어떤 공격으로부터도 키르쿠크를 지킬 것”이라면서 “키르쿠크에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INYT가 전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수니파 반군의 준동과 이라크 정부군 철수를 계기로 중앙정부와 관할권을 다투던 키르쿠크를 장악하고 동서로도 관할 지역을 대폭 늘렸다.

한편 국제이주기구는 최근 수일간 북부 기독교 마을에서 1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쿠르드 지역으로 피난하는 등 올해 들어 이라크에서 발생한 피난민이 12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북부 사마라 지역에서 발이 묶인 중국인 근로자 1천200여 명도 무사히 바그다드의 한 호텔에 도착했다고 중국 신화 통신이 전했다.

이들 가운데 45명은 지난 25일 헬기 편으로 바그다드에 도착했고 나머지는 버스 편으로 지난 이틀에 걸쳐 바그다드로 이동했다.

이라크에는 1만 명 이상의 중국인 근로자가 현지 진출한 중국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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