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한국인 사업가, 납치 저항하다 사망

필리핀서 한국인 사업가, 납치 저항하다 사망

입력 2014-07-29 00:00
수정 2014-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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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시내에서 50대 한국인 사업가가 현지 납치범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사망했다.

28일 주 필리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인 배모(58)씨는 전날 오전 9시(현지시간) 마닐라 시내 올티가스 지역에서 부인 성모(55)씨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가다 납치범 3명의 공격을 받았다.

범인들은 택시로 배씨의 승용차를 들이받아 멈춰 서게 한 뒤 곧바로 달려들어 납치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범인들에게 저항하던 배씨가 아스팔트 도로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배 씨는 범인들이 휘두른 권총에 얼굴을 맞고 차량 밖으로 굴러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범인들은 당시 총을 발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들은 이어 부인 성씨를 납치한 뒤 몸값으로 50만 페소(1천180만원)를 요구했다가 이후 배씨가 숨진 사실을 알아채고 성 씨를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경찰은 납치범 3명 외에 범행에 동원된 택시 운전사와 성씨의 자가용 운전자 등 최대 5명이 납치를 모의했을 것으로 보고 당시 목격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특히 성씨가 열흘 전에 자가용 운전사를 채용한 사실에 주목, 납치범들과의 공모 가능성을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부인 성씨를 납치하고 나서 배 씨에게 몸값을 요구하려 한 것으로 추정했다.

배씨가 사망하면서 올들어 필리핀 현지에서 각종 범죄사건으로 희생된 한국인 수는 모두 9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3월에는 필리핀에 유학 중이던 한국인 여대생 1명이 납치돼 한달여만에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당국은 2009년 이후 지금까지 5년간 필리핀에서 40여 명의 한국인이 각종 범죄사건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정부는 최근 2년 연속 100만명이 넘는 한국인이 필리핀을 방문한 점을 고려, 필리핀 경찰청에 설치된 한국인 관련 범죄 전담팀 ‘코리안 데스크’의 인력 증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인 관광객들이 비교적 많이 찾는 중부 세부지역에도 이르면 오는 10월까지 공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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