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DJ’ 케이슴 시신 숨바꼭질…사후 반년만 오슬로에 묻혀

’명 DJ’ 케이슴 시신 숨바꼭질…사후 반년만 오슬로에 묻혀

입력 2014-12-24 03:50
수정 2014-12-24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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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명 DJ’로 평가받는 케이시 케이슴의 시신이 사후 6개월 만에 고국 미국이 아닌 노르웨이에 안장됐다.

전처소생 자식들과 후처 간의 재산권 분쟁으로 빚어진 일로, 케이슴이 영원한 안식을 찾으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은 케이슴 시신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의 베스트레 묘지에 묻혔다고 전날 올라온 그의 딸 케리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해 23일 전했다.

묘지 관리인인 스타인 올라브 호흘렌도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6월 15일,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케이슴의 시신이 실종 상태라는 소식에 충격을 받은 많은 미국인은 그가 사망한 워싱턴 주에서 약 7천150㎞나 떨어진 오슬로에 묻혔다는 소식에 또 한 번 놀랐다.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출생해 워싱턴 주 긱 하버에서 타계한 케이슴은 평생 미국에서 활동했다.

케리는 “오늘(22일) 아침에서야 우리 가족은 계모 진 케이슴과 그의 딸인 리버티가 아버지를 오슬로에 묻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아버지는 태어나고 자란 미국에 묻히기를 원했지만 불충한 계모가 이를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계모인 진은 “평소 남편이 노르웨이를 평화의 상징, 천국과 같은 곳으로 여겨 그의 꿈을 이뤄주고자 이곳을 안장지로 택했다”며 “모계 쪽으로 노르웨이 친척이 있어 이곳으로 이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의 조카 중 한 명은 “우리 족보에는 노르웨이 사람의 피가 단 1온스(약 28g)도 섞이지 않았다”며 진의 발언을 반박했다.

케리를 비롯한 케이슴의 전처소생 자식들은 의붓어머니인 진과 아버지 생전부터 유산 분쟁을 벌여왔다.

케이슴 전처소생 자식들은 계모가 중병에 걸린 아버지와의 만남을 수년째 가로막았다며 보호권 양도 소송을 냈고, 법원은 케리를 케이슴의 재산을 관리하는 법적 보호자로 지정했다.

그러나 케이슴의 사후 시신 실종 사태가 벌어지면서 양측은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넜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진이 남편의 시신을 사후 캐나다 몬트리올로 옮기고서 8월 중순 노르웨이로 운반해 전처 자식들과 ‘숨바꼭질’을 벌였다고 소개했다.

케이슴의 생전 요양 시설을 이곳저곳 옮기며 자식들과의 접촉을 방해한 진을 노인학대 혐의로 캘리포니아 주 샌타모니카 경찰에 고발한 케리는 아버지의 유해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고자 법적 행동에 착수했다.

그는 뉴욕 데일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전처 자식들)가 법원으로부터 시신 부검 명령서를 확보한 덕분인지 계모가 의도적으로 노르웨이에 아버지 시신을 안장한 것 같다”며 오랜 시일이 걸리겠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파킨슨병과 치매로 합병증으로 타계한 케이슴은 1970년부터 34년간 미국 인기 차트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톱 40’을 진행했다.

’20세기 최고의 DJ’라는 찬사 속에 1985년 미국 방송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고 2009년 은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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