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중앙銀, 美·日 국채 이례적 대거 처분

신흥국 중앙銀, 美·日 국채 이례적 대거 처분

입력 2015-10-08 08:57
수정 2015-10-0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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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방어 때문”…양적완화 ‘완충’ 탓 수익률은 큰 변화없어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이 통화 방어를 위해 이례적으로 미국과 일본 국채를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안전 자산’ 수요가 많이 늘어나면서 민간 부문의 미 국채 소화가 활발해 수익률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일본 국채도 일본은행의 대대적인 양적완화 덕택에 이런 매도 물량이 충분히 흡수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는 8일 주요 신흥국 등의 중앙은행이 미국과 일본 국채를 기록적으로 처분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저널은 그간 미 국채를 대거 사들여온 중국, 러시아, 브라질과 대만 중앙은행이 이례적으로 물량을 처분함으로써, 신흥시장 위기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 집계에 의하면 외국 중앙은행이 지난 7월까지 12개월 사이 처분한 만기 1년 혹은 그 이상의 미 국채는 1천23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1978년 이후 최대 감소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저널은 한해 전만 해도 외국 중앙은행이 270억 달러를 샀음을 상기시켰다.

저널은 지난 10년은 신흥국이 대대적인 무역 흑자와 원자재 붐 덕택에 보유 외환을 대거 늘렸지만, 이제는 세계 경기 둔화와 원자재 약세, 그리고 미국 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말미암은 달러 강세로 신흥국에서 자본이 대거 빠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 8월 위안화를 전격 내린 후 가치가 더 떨어질 것임을 겨냥한 환 투기가 극성을 부림에 따라 환시장에 본격 개입했다고 저널은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저널은 인민은행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8월에만 위안화 방어를 위해 1천200억∼1천300억 달러가 투입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저널은 중국만 그런 게 아니라면서, 러시아도 루블화 가치 방어에 애쓰면서 보유 외환이 지난 7월까지의 한해에 328억 달러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노르웨이도 저유가 충격 속에 보유 미 국채가 183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저널은 집계했다.

반면, 인도는 미 국채 보유가 지난 7월 말 현재 1천163억 달러로, 한해 전의 797억 달러에서 늘어나는 등 일부 외국 중앙은행은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고 저널은 전했다.

또 양적완화로 지난달 말 현재 보유 미 국채가 2조 4천5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도 조만간 처분할 움직임이 아님을 저널은 상기시켰다.

이 때문에 미 국채시장 기준인 10년 물 수익률이 연 2%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저널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3년 10월 이른바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때에는 이 수익률이 1.6%까지 주저앉았음을 상기시켰다.

채권 수익률 하락은 그만큼 시세가 뛰었다는 의미다.

로스앤젤레스 소재 페이든 앤드 라이젤의 제임스 사니 선임 파트너는 저널에 “중국이 (미 국채를 더 처분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당장 그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더 처분할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신중하게 실행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베이징대의 마이클 페티스 교수도 저널에 “미국 경제와 인플레가 빠르게 좋아지지 않는다면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0년 물 수익률은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2.033%를 기록했다.

이 수익률은 지난해 말 2.173%였으며, 2013년 말에는 3.03%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는 외국 중앙은행의 일본 국채 보유도 크게 줄었다고 집계했다.

일본은행의 지난 1일 자 집계에 의하면 중앙은행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의 일본 국채 보유는 1조 7천600억 엔 감소했다.

이는 1999년 이후 최대폭 감소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도쿄 소재 센트럴 단시의 사토 겐지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신흥국이 일본 국채를 대거 처분 탓”이라고 추정했다.

사토는 그러나 “일본은행이 (양적완화로) 즉각 개입하기 때문에 수익률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MBC 닛코 증권의 다케야마 소우치 금리 전략가도 블룸버그에 “신흥국이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일본 국채를 내다 팔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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