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아이폰, 중국선 웹 이용 트윗…중국 당국 배려 관측도
트위터 이용이 공식적으로 금지된 중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피드는 멈추지 않았다.평소 트위터를 애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뚫고 평소처럼 트윗 정치를 계속할지 관심을 끈 가운데, 방문 첫날인 8일부터 국내외 이슈를 아우르는 트윗 4개를 연달아 올렸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공산당 일당 체제로 언론과 인터넷을 검열하는 중국은 자국민들에게 트위터, 페이스북 등 외국 소셜미디어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검열을 하고 있지만, 가상사설망(VPN)을 통하면 만리방화벽을 우회해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원할 때마다 트윗을 올릴 것”이라며 “대통령이 중국 방화벽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특수한 장비’를 순방 수행단이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 장비가 무엇인지는 분명치 않다. 중국에서 인터넷 차단을 피하도록 돕는 도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울러 몹시 다양하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후 올린 초기 트윗 2개는 웹 브라우저에서 작성된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이폰을 이용했다.
그의 순방에 동행한 보좌진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 스마트폰 대신 순방 전용 전화를 휴대하라고 조언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인사들이 전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애덤 시걸 디지털·사이버 정책 프로그램 국장은 “대부분의 사람이 중국을 갈 때 보안을 우려해 본인 전화기를 쓰지 않거나 차명폰을 가져간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진들은 그가 자기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걸 선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백악관 참모 전원은 차명폰을 갖고 있으며, 이 대포폰은 귀국할 때 폐기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쓸 수 있도록 중국 당국이 방화벽을 열어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걸 국장은 블룸버그통신에 “시진핑 주석의 정부는 다양한 고위급 외국인 인사들에게 트위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원한다면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간혹 국제적인 정상회담을 개최할 때 잠시 소셜미디어 접속을 허용하기도 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넷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을 굉장히 불편해하기 때문에 중국 관리들이 방화벽 해제 조치를 한 것 같다’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백악관 측과 사전 협의가 있었느냐는 블룸버그 통신의 질의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