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흑인교회 총기난사범 관련단체 공화당 대선후보 후원

미 흑인교회 총기난사범 관련단체 공화당 대선후보 후원

입력 2015-06-22 15:50
수정 2015-06-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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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 흑인교회에서 총기 난사사건을 저지른 백인 청년의 범행 동기를 자극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종차별 단체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들을 후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미국의 시민단체 ‘보수시민평의회’(CofCC)가 최근 몇 년 동안 공화당 유력 정치인들에게 후원금 6만 5천 달러(약 7천145만 원)를 기부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 중에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 릭 샌토럼(펜실베이니아) 전 상원의원도 포함됐다.

CofCC는 지난 17일 찰스턴의 이매뉴얼 흑인 감리교회에서 흑인 9명을 사살한 딜런 로프(21)의 범행 선언문 때문에 주목을 받는 단체다.

로프 명의로 등록된 웹사이트에 게재된 선언문의 저자는 흑인이 백인을 살해한 끔찍한 범죄 실태를 CofCC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선언문의 저자가 로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경찰은 선언문의 출처와 작성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로프는 흑인교회에서 범행하기 직전에 흑인들이 백인 여성들을 강간한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 증오를 동반한 피해의식이 범행 동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디언의 보도 뒤 뉴욕타임스도 크루스, 폴 의원, 샌토럼 전 의원 등이 CofCC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기록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크루즈 의원은 8천500달러(약 934만원), 폴 의원은 1천750달러(약 192만원), 샌토럼 전 의원은 1천500달러(약 165만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루즈 의원의 대변인 릭 테일러는 가디언과 뉴욕타임스에 이메일을 보내 CofCC로부터 받은 후원금을 당장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샌토럼 전 의원의 대변인 메튜 베이넌은 가디언에 이메일을 보내 “샌토럼 전 의원은 인종주의자를 절대 용인하지 않는다는 말밖에 할 것이 없다”고 항변했다.

폴 의원 측은 가디언, 뉴욕타임스의 해명 요구에 답변하지 않았다.

CofCC의 회장인 얼 홀트(62)는 텍사스 주 빈민가의 부동산 업자로 활동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적이 있으며 흑인비하 발언으로 악명을 떨쳤다.

홀트는 인터넷 게시판에 “흑인은 세계 역사에서 가장 게으르고 멍청하며 범죄를 저지를 성향이 짙은 인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범죄 유전자를 지녔다는 선동을 담은 가짜 라틴어 ‘아프리카누스 크리미날리스’(Africanus Criminalis)를 지어냈다.

작년에 한 온라인 기고문에서는 “흑인 운동가들이 백인을 죽이고 전체 가족을 강간하고 집에 불을 지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증오단체들의 동태를 감시하는 미국남부빈곤법센터는 CofCC를 흑인들을 열등한 인종으로 보는 백인우월주의 단체로 지정하고 있다.

홀트는 찰스턴 사태와 관련, 성명을 통해 “끝없이 이어지는 흑인의 백인 살해 사건을 폭로할 용기를 지닌 이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로프가 CofCC로부터 정보를 얻었다는 게 놀랄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단체는 폭력을 정당화하지 않고, 이번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에서 책임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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