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엄마!’ 요즘 히트 드라마 ‘엄마’들이 이끈다

´응답하라, 엄마!’ 요즘 히트 드라마 ‘엄마’들이 이끈다

이은주 기자
이은주 기자
입력 2015-12-08 16:50
수정 2015-12-0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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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히트 드라마 뒤에는 반드시 이들이 있다. 바로 막강 ‘엄마’ 군단이다. 젊은 남녀 주인공 위주의 드라마에 곁다리로 들어가던 엄마들의 이야기는 최근 작품 전면에 등장하거나 비중이 부쩍 늘었다. 모성애뿐만 아니라 이웃 간의 정, 여자로서의 삶 등 엄마가 풀어내는 이야기의 스펙트럼도 다양해졌다.

지난 5일 자체 최고 시청률 13.9%를 기록한 tvN ‘응답하라 1988’(응팔)의 경우 ‘쌍문동 엄마 3인방’인 라미란, 이일화, 김선영이 초반부터 찰떡 호흡으로 인기를 견인해왔다. ‘응팔’이 가족 간의 정을 강조하면서 엄마들의 에피소드가 이전에 비해 늘었고, 이에 따라 이들은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라미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라미란.
‘응팔’에서 복권 당첨으로 하루아침에 졸부가 된 뒤 호피 의상만 고집해 일명 ‘치타 여사’라고 불리는 정환 엄마 라미란은 언뜻 까칠하지만 이웃들을 자신의 가족처럼 챙긴다. 좋은 날 음식을 나누며 함께 기뻐하고 속상한 일도 자기 일처럼 안타까워한다. 1988년 ‘이웃사촌’들의 따뜻한 정은 라미란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가 하면 선우 엄마 김선영은 주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건드렸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선영이 시어머니에게 구박을 당한 뒤 속상한 마음에 친정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말없이 우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30대 ‘워킹맘’ 김모씨는 “처음에는 ‘응팔’에 공감할 거리가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선영을 통해 주부로서 공감대가 생기고 드라마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요즘 선영과 택이 아빠(최무성)의 러브라인이 ‘응팔’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MBC 드라마 ‘엄마’의 차화연
MBC 드라마 ‘엄마’의 차화연
 ‘응답하라’ 시리즈 1회부터 엄마 역으로 출연 중인 이일화도 이번 시리즈에서 존재감이 유독 돋보였다.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을 때는 억척스러운 경상도 아줌마지만 운동권인 딸 보라(류혜영)가 경찰에게 잡혀가려고 하자 빗속을 뚫고 발에 피가 나도록 뛰어나오는 장면에서 인상적인 모성애 연기를 펼쳤다. 이 같은 ´쌍문동 엄마 3인방´의 활약은 중·장년층 시청자들을 대거 끌어들이며 시청률 상승의 1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지영 CJ E&M 미디어홍보팀장은 “‘응팔’의 주인공들이 현재 45세이고 이들이 가장이 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성인 연기자들의 분량이 늘어났다”면서 “이전의 ‘응답하라’ 시리즈에 비해 40~50대 중·장년층 시청자들이 2~3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MBC 주말극의 경우 두 엄마의 이야기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 6일 시청률 19.1%를 기록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엄마’는 윤정애(차화연)가 엄회장(박영규)과 중년의 사랑을 시작하면서 시청률이 급상승했다. 엄마가 아닌 여성으로서 정애의 삶을 부각시킨 이 드라마는 중·장년층 여성들 사이에서 ‘현실적인 우리 이야기’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내 딸 금사월’은 사월이 엄마 전인화가 주인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1인 2역을 펼치고 있는 그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강민후(손창민)에 대한 신득예(전인화)의 복수극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데다 복수를 위해서 사월(백진희)에게 엄마라고 밝히지 못한 채 위기 때마다 딸을 구해내는 엄마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며 6일 자체 최고 시청률 28.3%를 기록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TV를 보는 시청자들의 연령대가 고령화된 측면도 있지만 작가 입장에서도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연기를 잘하는 중견 연기자들의 분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률 30%를 넘긴 KBS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에는 성격이 상반된 두 명의 엄마가 눈길을 끈다. 독하고 모질고 생활력 강한 엄마 김산옥(고두심)과 밖에서는 주위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의류회사 최고경영자이지만 아들 훈재(이상우)에게는 어쩔 수 없는 엄마 황영선(김미숙)이다. 이진애(유진)는 훈재와 결혼하면서 혹독한 시집살이를 통해 애증의 관계였던 엄마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드라마 홍보대행사인 블리스미디어의 김호은 대표는 “이전 드라마에서 엄마는 남들을 보살피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있는 존재였지만 요즘에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부각되고 적극적으로 다뤄지고 있다”면서 “엄마는 보편적인 감동을 주는 주제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굴곡진 삶의 이야기를 통해 드라마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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