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분노”…위안부 피해자, 외상후 스트레스 고통

“악몽·분노”…위안부 피해자, 외상후 스트레스 고통

입력 2016-03-14 08:50
수정 2016-03-1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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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여성정책연구원 조사…피해자 가족 상처도 심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대다수가 아직도 악몽에 시달리는 등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내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7명 중 15명(88.2%)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PTSD 척도를 구성하는 17가지 현상 중 ‘위안부 일을 떠올리면 괴로운 감정이 든다’는 문항에 긍정적인 답변(‘그렇다’+‘매우 그렇다’)을 한 비율은 70.6%에 달했다.

또 64.7%가 ‘위안부 일을 떠올리면 (진땀이 나거나 심장이 뛰는 등) 신체적 반응을 느낀다’, 58.8%가 ‘위안부 일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 불쑥 생각나거나 머릿속에 그려진다’거나 ‘잠이 잘 오지 않고 자더라도 자주 깬다’고 밝혔다.

‘위안부 일과 관련된 악몽을 꾼다’(47.1%), ‘위안부 일이 나에게도 마치 재현되듯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47.0%), ‘위안부 일을 생각나게 하는 활동이나 사람들, 장소들을 가급적 피하려고 한다’(41.2%)고 답한 비율도 절반 가까이 됐다.

위안부는 피해 할머니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피해자의 자녀, 손녀, 조카 등 13명을 조사해보니 46.2%가 PTSD ‘위험군’에 분포했다.

피해자 가족의 76.9%는 ‘할머니 일에 대해서는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61.6%는 ‘할머니 일을 떠올리면 괴로운 감정이 든다’고 답했다.

개별 조사에서 한 피해 할머니의 딸은 “어머니의 과거를 알면서 너무 황당하고 놀랐다”면서 “그때 너무 화가 났었고 어머니를 몹시 미워했다”고 당시의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한편 그때 어머니가 얼마나 비참하고 억울했을까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나고 어머니가 불쌍하게 느껴졌다”며 “일본이 미운 것은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만든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에 대해서도 화가 났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위안부 피해자의 생활 실태, 건강 실태, 지원 만족도 등을 파악해 기존 지원 서비스에 대한 개선책과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자 시행됐다.

지금까지 등록된 피해자는 238명이며 현재 생존자는 44명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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