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지키는 ‘군인 부부 러브스토리’

백령도 지키는 ‘군인 부부 러브스토리’

박홍환 기자
입력 2017-05-21 22:20
수정 2017-05-2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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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서성욱·해군 김부경 소령

해사 동기… 아내 동반 근무 자원
고향·종교 달라도 안보 앞 한몸


“부부가 지키는 이 바다야말로 가장 믿음직스럽지 않겠습니까?”

21일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해병대 제6여단에는 해군·해병대 동기 부부가 함께 근무하며 서북도서 방어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남편 서성욱(38) 해병 소령과 아내 김부경(37) 해군 소령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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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관할하는 해병대 제6여단에서 함께 근무하는 서성욱(오른쪽·해사 57기) 해병 소령과 김부경(왼쪽·해사 57기) 해군 소령 부부가 백령도 비석 앞에서 손을 잡은 채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해병대사령부 제공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관할하는 해병대 제6여단에서 함께 근무하는 서성욱(오른쪽·해사 57기) 해병 소령과 김부경(왼쪽·해사 57기) 해군 소령 부부가 백령도 비석 앞에서 손을 잡은 채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해병대사령부 제공
남편 서 소령은 공병중대장으로 서북도서 방호를 위한 철조망 등 장애물 설치와 통로개척, 작전 시설물 구축, 대규모 시설공사 등을 총괄하고 있다. 해군 연락장교인 아내 김 소령은 해병대와 해군의 원활한 합동작전 등을 조율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은 해군사관학교 57기 동기생이다. 해사 최초 여생도였던 김 소령을 남편 서 소령이 짝사랑했고, 해사 응원단 활동을 함께하며 친분을 쌓아 4학년이 되던 해 서 소령의 고백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해병대와 해군으로 각각 임관한 두 사람은 4년간 연애한 뒤 2006년 대위로 진급하던 해 부부가 됐다.

결혼 11년째이지만 대부분의 군인 부부가 그렇듯 부부가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한 시간은 2년여에 불과하다. 아이 둘의 유년기에 가족들이 모두 한 집에서 생활한 기억이 아예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김 소령 뇌리에 스쳤다. 결국 김 소령은 둘째가 여섯 살이 된 올해 초 남편이 있는 백령도 근무를 지원했다.

경상도(남편)와 전라도(아내)로 고향도 다르고, 불교 집안(남편)과 기독교 집안(아내)으로 서로를 포용하기 힘든 환경에서도 두 사람은 부부가 됐다. 각자 속한 해군과 해병대 조직에 대한 애정이 유별나 때로 부부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부부이자 동기, 그리고 전우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면서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 서 소령은 “적 해안포가 포문을 열고 있는 최전방 백령도에 내 가족이 있다.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이 너무 명확하다”고 말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5-2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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