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살리고 싶은데 못난 가장은 웁니다”

“남매 살리고 싶은데 못난 가장은 웁니다”

입력 2011-08-04 00:00
수정 2011-08-0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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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사고로 혼수상태 빠진 남매, 치료중단 위기



”근근이 입에 풀칠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팍팍한 살림인데 엄마는 유방암까지 앓고 있으니….”

물놀이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10대 남매가 병원비를 내지 못해 호흡기를 뗄 딱한 처지에 놓였다.

허모(17)양 남매는 2일 오전 11시45분께 전주시 진북동 쌍다리 인근 전주천에서 물놀이하다가 2m 깊이의 물에 빠지는 바람에 혼수상태에 빠졌다.

남매를 구하려 하천에 뛰어든 외삼촌 박병준(40·용접공)씨는 발을 헛디뎌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허양 남매는 다른 외삼촌들이 있었지만 유독 박씨를 따랐고, 어머니가 유방암 치료를 받고 방학을 맞아 겸사겸사 전주 외가를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현재 허양 남매는 전주 예수병원 중환자실에서 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으며 머리에 피가 고여 사실상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갑작스런 비보에 허양 부모는 한참 동안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두 손으로 남매의 얼굴을 보듬고 또 보듬었다.

허양 부모는 황망한 사고에 비통해하면서도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나날이 늘어나는 병원비다.

게다가 완치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르고 후유장애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중소섬유업체에서 일하는 허양 아버지와 유방암에 걸린 어머니도 남매의 병구완에 매여 있어야 하는 형편이다.

여기에 셋방살이하는 허양 부모는 90대 노모까지 챙겨야 하는 등 어려운 살림살이로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치료비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남매의 고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아버지는 매일같이 목이 메인다.

허양 아버지의 한 달 수입으로 병원비에 다섯 식구의 생계비를 감당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언제 끝날지 모를 남매의 치료를 생각하면 아버지는 눈앞이 캄캄할 뿐이다.

허양 아버지는 “우리 가족에게 닥친 시련을 감당하기 힘들지만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아이들을 꼭 살려낼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허양 가족은 “물놀이사고로 두 가정이 풍비박산이 날 처지에 놓였다”며 “이들이 힘을 잃지 않도록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매를 구하려다 숨진 박씨도 5년 전 캄보디아 출신 아내(27)씨와 결혼해 1남1녀를 뒀고, 막내아들은 태어난 지 한 달밖에 안돼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도움 주실 분은 전주 예수병원 사회사업팀(☎ 063-230-8860∼1)으로 문의하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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