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발견 장소와 상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체가 발견된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신촌마을 입구 슈퍼마켓 앞에 모인 주민들은 22일 유씨의 시체 확인 소식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들이었다.22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체가 정밀 감식을 위해 남부분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기동대 차와 많은 취재 차량이 오가는 모습을 본 주민들은 시체 발견 장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봤다.
박씨는 지난달 12일 전날 심어 놓은 매실 묘목을 노루가 훼손하지 않았을까 살펴보기 위해 밭에 나갔다가 오전 8시쯤 밭 한쪽에 숨진 채 누워 있는 유씨의 시체를 발견했다.
박씨는 매실 묘목을 심은 공터 밑에 고추를 재배하고 있었고, 시체가 있는 장소는 풀을 베기 위해 2~3개월 전에 한 번 온 후로 그날 처음 들렀다고 설명했다. 시체 발견 당시 겨울 옷처럼 두꺼운 검정색 점퍼와 면바지 차림으로 노숙자처럼 보였고, 운동화를 벗어서 옆에 가지런히 놔둔 상태였다고 말했다. 천으로 된 가방 안에 2홉들이 빈 소주병 2개와 빈 막걸리 병 1개가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당시 시체는 마지막 죽을 자리를 잡은 것처럼 풀이 깔린 곳에 하늘을 향해 반듯이 누워서 고개만 돌려져 있었다.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가 심했으며 흰색 머리카락이 다 빠져 버리고 없었다고 했다. 키는 작아 보였다. 숨진 유씨 곁에 놓인 가방 안에서 상한 매실 열매 3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2014-07-23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