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영웅들이여, 영면하소서

소방 영웅들이여, 영면하소서

입력 2014-07-23 00:00
수정 2014-07-23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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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추락 사고 순직 소방공무원 합동 영결식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강원도 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5명의 합동 영결식이 22일 오전 강원도청 별관 앞에서 엄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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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낼꼬…
어찌 보낼꼬… 세월호 수색 지원 중 헬기 사고로 순직한 강원도 소방본부 특수구조단 소방관 5명의 영결식에 앞서 22일 강원 춘천 효장례문화원 분향소에서 시신이 운구되는 가운데 한 유족이 관을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영결식은 강원도청 별관 앞에서 엄수됐다.
춘천 연합뉴스
세월호 수색 지원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다 순직한 정성철(52) 소방령, 박인돈(50) 소방경, 안병국(39) 소방위, 신영룡(42) 소방장, 이은교(31) 소방교의 이날 합동연결식은 강원도장(裝)으로 진행됐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시작으로 고인들에 대한 묵념, 약력 보고, 1계급 특진·훈장 추서, 조사, 추도사, 애도사, 헌화, 조총 발사 등의 순으로 1시간 20분간 이어졌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등 1000여명이 참석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들은 헬기가 추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시민의 목숨과 재산을 지키려다 끝내 순직했다. 이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1계급 특진과 공로장에 이어 추서된 훈장이 전달됐다. 최문순 도지사는 조사에서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경포호와 소양호에서 멋지게 훈련했던 그대들이 어떻게 그렇게 산산이 부서진 모습으로 허망하게 갈 수 있단 말입니까”라며 순직 소방관들의 이름을 부르고 애도했다. 특수구조단 동료 정장훈 소방장도 애도사에서 “나 자신, 내 가족보다 다른 많은 이들을 위해 살다 가셨기에 더욱더 아쉬움과 슬픔의 눈물이 앞을 가린다”면서 “성철이형, 인돈이형, 영룡이형, 병국아, 은교야, 생사의 갈림길에서 두려웠던 모든 것을 이젠 벗어 버리고 새로운 세상에서 영면하세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명 한명 순직 소방관들의 이름이 불리자 유족들도 “아들아, 여보, 아빠”를 부르며 통곡해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헌화를 하는 동안 유족들은 아들과 남편, 아빠, 삼촌의 영정을 어루만지며 또다시 오열했다.

이날 오전 춘천 동산면 안식원에서 화장된 시신은 대전 현충원 소방관 묘역에 안장돼 영면에 들어간다.

한편 순직한 소방관들이 산악을 누비며 구조 작업을 펼치던 모습을 담은 가슴 뭉클한 동영상이 이날 공개됐다. 이은교 소방교가 지난 2월 동료와 함께 만든 3분 14초짜리의 짧은 UCC 동영상은 정비사 안병국 소방위 등이 출동, 훈련 현장에서 틈틈이 촬영한 것을 모은 영상이다. 순직한 소방관들을 포함해 강원도 소방본부 특수구조단 제1항공대 구조팀 10여명이 최근 2년 내 각종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모습으로, 다시는 볼 수 없는 가슴 아픈 추억이 됐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2014-07-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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