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행인 “일방적으로 맞았다”, 유가족 “우리도 폭행당했다”

대리기사 등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19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18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대리기사와 행인 2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김병권씨(전 가족대책위 위원장) 등 세월호 유가족들은 19일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일단 김병권씨 등 유가족 4명만 불러 조사하고, 사건 현장에서 치아가 부러진 김형기씨(전 가족대책위 수석부위원장)는 진술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따로 출석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다.

이들 유가족은 17일 오전 0시 40분께 영등포구 여의도 거리에서 대리기사, 행인 2명과 시비가 붙어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병권씨와 김형기씨는 당시 팔과 치아 등을 다쳐 유가족들은 경찰 조사를 받지 않고 우선 병원으로 가 치료를 받았다.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전 경찰에 나오기로 했으나 담당 경찰관과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출석 일자가 미뤄졌다.

유가족들은 자신들 역시 행인 2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대리기사와 행인 등은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진술해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경찰은 현장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보했지만 화면이 뚜렷하지 않아 정확한 경위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화면을 선명하게 만드는 기술을 이용해 분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일방 폭행인지 상호 폭행인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또 “현재는 임의 수사로 진행 중이지만 범죄 혐의가 상당한데도 출석불응 사유가 분명해질 때는 조속히 강제수사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해 유가족들의 출석 여부에 따라 강제 수사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앞서 가족대책위는 임원 회의를 거쳐 사건 관련자 5명을 포함한 임원진 9명이 전원 사퇴했으며, 새 위원장단 등 집행부 재구성을 위해 오는 21일 총회를 연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