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앙심·범행날 휴가…‘계획살인 정황’ 드러나나

두달간 앙심·범행날 휴가…‘계획살인 정황’ 드러나나

입력 2014-12-16 00:00
수정 2014-12-1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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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훼손한 집에서 살기싫다”…범행 후 버젓이 방 구하러 다녀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55·중국 국적)이 최근 한달여간 자신을 만나주지 않던 김모(48·중국 국적)씨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다가 범행당일 휴가를 내고 김씨를 만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박이 김씨를 자신의 전 주거지로 데리고 들어가자마자 살해한 점으로 미뤄 계획된 살인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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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범행을 시인한 피의자 박춘봉이 1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를 나서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경찰은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범행을 시인한 피의자 박춘봉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6일 박에 대한 범행동기 조사에서 지난 4월부터 동거했던 김씨가 지난달 초 짐을 싸서 언니집으로 들어간 뒤 자신을 만나주지 않아 앙심을 품어 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박에 대한 행적조사에서 지난달 25일 자신이 일하던 공사장 작업반장에게 “내일 하루 휴가를 내겠다”고 말한 뒤 퇴근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박은 26일 오후 1시 30분께 김씨가 일하는 대형 마트를 찾아가 반강제로 데리고 나온 뒤 오후 2시께 팔달구 매교동 전 주거지로 데리고 들어갔다.

경찰은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박이 김씨를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자마자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달여간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김씨에 대해 앙심을 품어온 박이 미리 휴가를 내고 김씨를 일방적으로 만나 집으로 데려온 뒤 곧바로 살해했다는 점에서, 경찰은 계획된 살인으로 보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박은 26일 범행을 목적으로 휴가를 내 김씨를 만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계획된 살인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박이 범행 3일 전인 지난달 23일 동네 부동산 사무실을 방문해 월세방을 문의한 사실도 드러나 살인에 시신 훼손까지 계획해 완전범죄를 꿈꾼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수사본부 관계자는 “박은 지난달 10일 매교동 방 계약이 만료돼 그 이전인 10월 말부터 부동산 사무실을 찾아가 방을 구한다며 연락처를 남기고 온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 뒤 부동산 중개인과 통화는 10월 31일, 지난달 22·24일 등 단 세번 있었는데 모두 박이 전화를 받은 것이어서 적극적으로 방을 구하려 다녔다거나, 범죄 계획과 연관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범행 직전 방을 알아보러 부동산 사무실을 방문한 사실이 있었던 만큼, 범행과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는 조사해 볼 예정”이라며 “박은 자신이 유리한 점에 대해선 진술해도 계획된 범행 등 불리한 점에 대해선 진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가조사에서는 박이 매교동 전 주거지와 교동 반지하방 두 군데에서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뒤 지난달 29일 새집을 구하려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 경찰 관계자는 “교동 월세방은 오로지 시신을 훼손해 유기할 목적으로 가계약한 것이 맞는 것 같다”며 “그런 잔인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시신을 훼손한 곳에선 살기 싫다며 새집을 구하러 다닌 걸 보니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도 기동대 등 2개 중대 180여명을 투입, 수원천변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아직 김씨 시신의 일부분은 수습되지 못하고 있다.

박에 대한 현장검증은 17일 수원 매교동 전 주거지, 교동 반지하방, 팔달산, 수원천변, 오목천동 야산 등 5곳에서 진행된다.

경찰은 조사를 마무리한 뒤 19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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