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행 엠티·희롱 카톡… 性윤리 무너진 캠퍼스

추행 엠티·희롱 카톡… 性윤리 무너진 캠퍼스

이슬기 기자
입력 2015-02-16 00:34
수정 2015-02-16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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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선 잠자는 여학생 만지고… 국민대선 대놓고 위안부 비유

교수들의 성추행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대학가에서 남학생들이 엠티(MT) 현장이나 카카오톡 등에서 여학생들을 성추행 및 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났다.

15일 서울대에 따르면 한 학생이 전날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2012년 11월 학부 엠티에서 남학생들이 동기 여학생들이 자는 방에 몰래 들어가 신체 부위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댓글 등을 통해 “문제의 남학생 중 일부는 곧바로 입대했으나 조만간 복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사건 직후 조사 결과 가해자 2명, 피해자 1명이었고 가해자들에게는 권고휴학 등의 징계를 내렸다”면서 “졸업할 때까지 이 남학생들이 피해 여학생과 같은 수업을 듣지 못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국민대에서도 축구소모임 남학생 30여명이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학생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계속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5월 만들어진 카톡방에서 남학생들은 특정 여학생을 ‘위안부’에 비유하며 “가슴은 D컵이지만 얼굴은 별로니…(후략)” 등의 성추행 발언을 주고받았다. 대학 측은 이르면 16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들에 대한 징계 처분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대학 내 성범죄 현황’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학 내에서 발생한 성범죄는 100건, 성범죄를 저지른 교원은 31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박 의원 측은 “전국 4년제 대학 198곳 가운데 39%인 78곳의 자료만 포함됐다”면서 “최근 교수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교육부가 기초적인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박 의원이 지난 3일 해당 자료를 요청한 뒤에야 일주일 동안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자료를 취합해 의원실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서울대와 고려대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캠퍼스 성범죄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평소 이에 대한 조사는커녕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범죄 통계 제출이 의무 사항이 아닌 데다 대학들이 학교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해당 현황 공개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5-02-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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