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돌남·먹부심’…자고 나면 생겨나는 신어(新語)들

‘꼬돌남·먹부심’…자고 나면 생겨나는 신어(新語)들

입력 2015-10-08 17:10
수정 2015-10-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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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개념 표현 위해 필요…은어와 명확히 구분해야”

’꼬돌남’, ‘린백족’, ‘먹부심’, ‘이슈력’…

이 단어들은 지난해 국립국어원이 선정한 신어(신조어)이다.

1년 이상의 시간이 흘러 익숙해졌을 법도 하지만 여전히 외계어를 대하는 것처럼 생소하고, 그 뜻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상당하다.

단어의 뜻풀이는 이렇다.

꼬돌남은 꼬시고 싶은 돌아온 싱글 남자를 줄여 쓴 말로,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다시 독신이 됐지만 여전히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남자를 가리킨다.

린백족(lean back+族)은 의자나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등을 기대고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사람 또는 그런 무리를 지칭한다.

먹부심은 먹는 일에 대해 느끼는 자부심, 이슈력(issue+力)은 사람들이 서로 다투는 논쟁거리가 될 수 있는 힘을 뜻한다.

뜻을 듣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만 때에 따라 대화 속 이런 신어의 출현은 의사소통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무분별한 신어의 양산이 올바른 국어생활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받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10년간 매년 300∼500여 개의 신어를 발표하고 있다.

1년간 100개 이상의 온·오프라인 매체에 새롭게 등장한 단어를 조사·정리한 뒤 비속어·비하어·사회통념상 부적절한 어휘 등을 제외한 게 이 정도임을 고려하면 매일같이 1∼2개 이상의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신어는 새로 생겨난 사물이나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지어낸 말로,필요에 따라서는 원활한 언어생활에 도움을 준다.

다만 표준어와는 명확히 구분된다.

문제는 새로운 개념을 나타내기보다는 단순한 줄임말 또는 특정집단에서 사용되는 은어가 마치 신어라는 포장으로 우리의 언어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청소년 집단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충북대 국어문화원 김경렬 책임연구원은 “새로운 개념을 표현하려면 신어가 반드시 필요할 수 있다”며 “다만 의미 없는 줄임말 또는 게임용어, 휴대전화 문자를 마치 신어인 양 사용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또래 언어의 상당수는 신어가 아니라 은어로 봐야 한다는 게 국어학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마치 암호에 가까운 은어는 세대 간 의사소통 단절의 원인이 된다”며 “문제는 청소년들 역시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로 필요한 신어와 은어로서의 성격이 짙은 신어를 명확히 구분하는 작업과 이를 언어생활에 적극 반영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충북대 국어문화원은 청소년들의 올바른 언어생활 개선을 위해 ‘우리말가꿈이’ 사업을 하고 있다.

고등학생·대학생·성인으로 구성된 ‘우리말가꿈이’들이 매달 지역을 돌며 올바른 언어생활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를 여는 것이다.

이달에는 훈민정음 반포 569돌을 기념하는 한글날을 맞아 오는 9일 11시 청주 성안길 철당간 광장에서 한글날 기념식과 함께 민요·국악공연, 역사전시회, 디자인공모전, 멋글씨 쓰기대회, 백일장, 우리말 겨루기 대회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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