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먼지’ 실험실서 밥먹고 공부하다 세균 노출”

“’사료먼지’ 실험실서 밥먹고 공부하다 세균 노출”

입력 2015-12-08 13:44
수정 2015-12-08 13:4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병원균은 ‘방선균’ 추정…일반인 감염 우려 적어

건국대 동물생명과학관 이용자들은 분진이 많이 발생하는 실험실 환경에서 식사를 하는 등 상식적인 안전 규범을 지키지 않았다가 감염 위험을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방역 당국은 설명했다.

당국은 이번 폐렴의 원인으로 지목된 ‘방선균’이 특정한 환경에서만 증식하는 세균으로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감염 우려가 적다고 설명했다.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건국대 호흡기질환 역학조사 관련 브리핑에서 질병관리본부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책상과 실험실 공간은 칸막이 등으로 분리돼야 하지만 실험실 안에서 공부하거나 음식을 먹는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학생들이 분진에 대비하는 개인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으며, 실험에 쓰인 미생물이 냉장고·배양기 등에 보관되지 않고 책상 서랍 등에 방치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는 “1등급 실험실인 건국대 동물생명과학관은 명시적으로 지켜야 할 안전 규정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실험실이라면 당연히 상식적으로 지켜야 될 규범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이번 감염 사태를 일으킨 병원체가 방선균의 일종인 SR(Saccharopolyspora rectivirgula)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선균 자체는 국내에도 토양·사료에서 흔하게 발견되지만, SR은 자주 발견되지 않는다. 방선균은 세포가 실 모양이고 그 끝에는 포자가 있어 모습은 곰팡이와 유사하지만 세균류에 속한 균의 총칭이다.

SR은 건초나 사탕수수 등에 많이 존재하고 50∼60도 정도의 높은 온도에서 잘 성장한다.

천병철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농사에 종사하거나 사료를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반인이 쉽게 접하거나 접촉할 수 있는 균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국이 SR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명확히 밝히지 못하는 것은 이번에 발생한 폐렴의 양상이 기존의 SR이 일으키는 폐렴과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SR은 일반적으로 알레르기성 반응을 일으키는데, 건국대에서 발생환 환자들은 감염에 의한 염증 반응 소견을 보였다.

또 SR은 이번 사례와 같은 집단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앞으로 추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동물실험을 통해 더 명확하게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실험은 3개월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몇 가지 더 밝힐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원인이 대부분 규명된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실험에서 더 밝혀질 부분이라면 방선균(SR) 단독으로 질병을 일으킨 것인지 방선균과 다른 진균이 함께 이번 감염을 일으킨지 정도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31년 만에 만난 ‘KIA vs 삼성’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이자 라이벌인 KIA와 삼성이 무려 31년 만에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칩니다. 호랑이와 사자 군단의 격돌, 당신이 예상하는 우승팀은?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