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 화난다” 8층 옥상서 대로에 1kg 돌덩이 던져

“모든 것에 화난다” 8층 옥상서 대로에 1kg 돌덩이 던져

입력 2016-01-14 12:14
수정 2016-01-1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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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캣맘’ 사건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충동 범죄

A(39)씨는 세상 모든 것에 화가 났지만 스스로 삭히지 못했다.

시도때도없이 ‘욱’하고 치밀어 오르는 이유 모를 충동도 조절되지 않았다.

A씨는 스스로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의사를 찾아 고충을 상담받고 치료를 받으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대신 할 일이 없는 주말이면 광주 북구의 삼각산에 올랐다. A씨의 산행은 맑은 공기를 들이켜며 이유 모를 화를 가라앉히려는 걸음이 아니었다.

A씨는 한 손을 펼쳤을 때 손바닥 안에 꽉 들어찰 만한 크기의 단단한 돌을 움켜쥐고 산에서 내려와 자신이 예전에 살았던 북구 문흥동의 한 상가 건물을 찾아갔다.

잠겨 있지 않은 8층 옥상에 다다른 A씨는 토요일 저녁 바쁜 걸음을 옮기는 시민을 향해 돌을 던졌다.

초록색 신호등을 기다리던 시민의 발치와 과일을 팔던 상인의 눈앞에 지름 15㎝, 무게 1㎏가량의 흔히 ‘차돌’이라고 불리는 단단한 석영이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놀란 시민은 머리를 감싸 안으며 건물 안으로 피했고, 도로를 달리던 승용차는 하늘에서 떨어진 돌덩이에 맞아 트렁크 덮개가 푹 팬 채 찌그러졌다.

최초의 사건 발생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지난해 경기도 용인에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다가 누군가가 떨어뜨린 벽돌에 맞아 50대 여성이 숨진 ‘캣맘’ 사건을 주목했다.

똑같은 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돌덩이의 투척이 반복되자 경찰은 건물 옥상으로 통하는 계단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A씨의 범행 장면을 확보했다.

이후 100여곳의 CCTV 영상을 분석한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확보, 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 지난 12일 오전 제주도를 여행하던 A씨를 붙잡았다.

A씨의 차량 안에서는 제주도 해안가 곳곳에서 주워 모은 비슷한 크기의 돌덩이 5개가 발견됐다.

경찰에 체포된 A씨는 “기분 나쁘고 화가 나서 이렇게 한 번씩 풀어야 한다”고 털어놨다.

14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해 10월 17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5차례에 걸쳐 광주 북구 문흥동의 8층 건물 옥상에서 돌을 던져 행인을 위협하고 차량을 파손한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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