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째 쌀 100포대 기부한 ‘노고록 아저씨’… “더위가 심해도 추석은 왐수다”

25년째 쌀 100포대 기부한 ‘노고록 아저씨’… “더위가 심해도 추석은 왐수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4-09-13 14:51
수정 2024-09-13 14:5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노고록 아저씨 “모랑헌밥 잡수시고 건강하십시오”
‘따스한 밥 드시고 기운내라’는 메시지와 함께 숨은 선행

이미지 확대
노고록 아저씨가 지난 10일 추석연휴를 맞아 쌀 100포대를 기부해 다시한번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서귀포시 제공
노고록 아저씨가 지난 10일 추석연휴를 맞아 쌀 100포대를 기부해 다시한번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서귀포시 제공


“더위가 심해도 추석은 왐수다. 모랑헌 밥 해 잡수시고 건강하십시오.(더위가 심해도 추석은 왔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해서 잡수시고 건강하십시오)”

1999년부터 25년째 익명으로 매년 설과 추석, 연말 3차례에 걸쳐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10㎏ 쌀 100포대를 기부해온 서귀포의 ‘노고록 아저씨’가 올 추석에도 어김없이 숨은 선행을 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3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10일 ‘더위가 심해도 추석은 왐수다, 모랑헌밥 해 잡수시고 건강하십시오’라는 메모와 함께 10㎏들이 쌀 100포대가 서홍동 주민센터에 기탁됐다. 1999년부터 설, 추석, 연말 등 매년 3회에 걸쳐 매번 쌀 100포를 기부했다. 서홍동에서는 이 쌀을 관내 저소득 독거노인들에게 꾸준히 전달해 왔다.

배달업체를 통해 익명으로 쌀을 전달받은 서홍동 주민센터는 이 쌀을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노고록 아저씨’라는 이름은 이 익명의 독지가가 쌀을 기부할 때마다 ‘노고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메모를 함께 보내오면서 붙은 별명이다.

지난해 말에는 “어두왁 볼각 살암시난 혼 해가 감수다. 새해는 더 노고록헙써(어둡고 힘들어도 살다보니 한해가 갔습니다. 새해에는 더 여유가 충만하시길 바랍니다)”라는 글귀를, 지난 설날에는 “살암시난 혼 해가 가수다. 명절은 돌아오고 노고록하게 잘 보냅써(살다보니 한 해가 갔습니다. 돌아온 명절 여유롭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제주어인 ‘노고록’하다는 ‘사람의 성질이나 물건 따위가 여유롭다’란 뜻으로 ‘노고록’은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게’ 정도로 풀이된다.

오희경 서홍동장은 “기탁자의 따뜻한 마음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31년 만에 만난 ‘KIA vs 삼성’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이자 라이벌인 KIA와 삼성이 무려 31년 만에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칩니다. 호랑이와 사자 군단의 격돌, 당신이 예상하는 우승팀은?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