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에 40만원’ 한강 열풍에 책 품절 이어져...인쇄소는 때아닌 잔업

‘한권에 40만원’ 한강 열풍에 책 품절 이어져...인쇄소는 때아닌 잔업

김우진 기자
입력 2024-10-13 16:58
수정 2024-10-13 17:1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중고시장에서 30배 가격도 등장
활기 띤 인쇄소 “종이 구하기 전쟁”
분당 18권씩 판매 기록 세우는 중
이미지 확대
‘한강 열풍’이 시작되면서 대형서점은 물론 독립서점까지 품절 사태가 번지자 중고거래시장에까지 한강 작가의 작품이 등장하고 있다.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문고에 한강의 국내 도서가 소진됐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오장환 기자
‘한강 열풍’이 시작되면서 대형서점은 물론 독립서점까지 품절 사태가 번지자 중고거래시장에까지 한강 작가의 작품이 등장하고 있다.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문고에 한강의 국내 도서가 소진됐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오장환 기자


한강(54)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대형과 독립 서점을 가리지 않고 한강의 작품이 품절되면서 웃돈을 얹은 중고 거래까지 등장했다. 부친인 한승원 작가 저서까지 인기몰이다. 인쇄소들도 부족한 물량을 따라가느라 때아닌 잔업에 들어갔다. 한동안 불황을 겪던 출판업계 역시 ‘한강 열풍’에 덩달아 활기를 띨 전망이다.

국내 최대 중고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하루 만에 한강의 책 판매 글이 20건 가까이 올라왔다. 중고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원가와 같거나 2배인 2만원대까지 거래되고 있다. 특히 구하기 힘든 초판의 경우 수십만원까지 가격대가 형성됐다. ‘소년이 온다’ 양장본 초판은 ‘희귀본’이라는 설명과 함께 30만원에 올라왔다. 양장본의 원가는 1만 3000원이다. “비싼 값에 사겠다”며 먼저 가격을 제시하는 글도 있었다. ‘작별하지 않는다’와 ‘소년이 온다’ 초판은 각각 20만원, 40만원에 사겠다는 사람도 나타났다.

이미지 확대
한강 작가 ‘작별하지 않는다’가 제작 중인 인쇄소
한강 작가 ‘작별하지 않는다’가 제작 중인 인쇄소 13일 경기 고양에 있는 한영문화사에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인쇄된 모습.
김서호 기자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초판 1쇄부터 찍고 있는 경기 고양의 한영문화사는 갑작스럽게 늘어난 주문량을 감당하기 위해 주말인 13일에도 인쇄기를 가동 중이다. 지난 10일 출판사인 문학동네에서 들어온 주문량은 5만부였지만 수상 발표 다음날 저녁 15만부로 증쇄가 결정됐다. 송영천 한영제책사 차장은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직원들이 쉬지 않고 인쇄기 6대를 계속 돌리고 있다”면서 “경사스러운 특수 상황에 종이 구하는 것도 전쟁이라 간신히 대형 국전지 총 100만장을 겨우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한강 작가 ‘작별하지 않는다’ 제작 중인 인쇄소
한강 작가 ‘작별하지 않는다’ 제작 중인 인쇄소 한강 작가가 쓴 ‘작별하지 않는다’를 초판 1쇄부터 찍고 있는 경기 고양의 한영문화사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주말인 13일에도 인쇄기를 돌리고 있다. 사진은 인쇄소에서 직원 장원진(48)씨가 종이를 정리하는 모습.
김서호 기자


이날 종로구 광화문 교보문고에도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오픈런’을 하기 위해 입구에서 줄을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 펼쳐졌다. 한강의 작품들을 종류별로 진열한 특별 매대는 채워넣기 무섭게 사라졌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한강 작가의 책들이 베스트셀러 1위부터 16위를 석권하면서 10일 오후 8시부터 12일 토요일까지 3일 동안 책 판매량은 직전인 7~9일과 비교해 910배 늘었다. 10일 오후 8시부터 13일 정오까지 교보문고에서만 26만부가량이 판매됐다. 사흘 동안 누적 판매 순위는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순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한강 작가의 수상 후 부친인 한승원 작가에 관한 관심까지 늘어나 지난 사흘 동안 110배 판매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독립서점에서도 한강의 책은 구경조차 어렵다.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주인은 “재고까지 모두 다 팔린지 오래고 한강 작가가 평소 언급한 다른 작가의 책들까지 싹 팔렸다”고 전했다.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후 9월 한 달간 판매량과 비교한 결과 ‘소년이 온다’는 3598%, ‘채식주의자’는 3960%, ‘작별하지 않는다’는 5502%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소년이 온다’의 경우 오후 8시 수상자 발표 이후 자정까지 분당 18권씩 판매되는 기록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31년 만에 만난 ‘KIA vs 삼성’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이자 라이벌인 KIA와 삼성이 무려 31년 만에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칩니다. 호랑이와 사자 군단의 격돌, 당신이 예상하는 우승팀은?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