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태어날 때쯤 붙었는데”…7년6개월 만에 꺼진 포항 ‘불의 정원’

“아들 태어날 때쯤 붙었는데”…7년6개월 만에 꺼진 포항 ‘불의 정원’

김형엽 기자
입력 2024-10-01 13:03
수정 2024-10-0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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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남구 철길숲 내 ‘불의 정원’
경북 포항시 남구 철길숲 내 ‘불의 정원’ 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철길숲 내에 있는 ‘불의 정원’의 불꽃이 꺼진 모습. 김형엽 기자


“아들이 태어날 때쯤 불이 붙었는데 꺼졌다니 아쉽네요.”

1일 오전 10시쯤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철길숲 ‘불의 정원’ 앞에서 만난 인근 주민 박모씨(39)는 꺼져버린 불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씨는 “불이 붙을 때쯤 태어난 아들과도 자주 산책하는 곳이다. 온 동네를 떠들썩하게 만든 명소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천연가스로 인해 계속 불꽃이 붙어 있는 명소인 ‘불의 정원’의 불꽃이 7년6개월 만에 꺼졌다. 포항시는 잔여 가스 분출 추이를 지켜보면서 천연가스 소진 후 대체 활용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불꽃은 2017년 폐철도부지에 도시숲을 조성할 당시 굴착 작업 중 지하 약 200m 지점에서 천연가스가 분출하면서 생겼다. 시가 의뢰한 조사 연구용역에 따르면 약 2만2113t의 메탄가스가 매장돼 5~10년간 분출되다 소멸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연 소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가 자문을 통해 방화유리 등을 설치했고, 공원을 방문해 타오르는 불꽃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이후 지난 2021년 1월부터 기온이 떨어지면 간헐적으로 불꽃이 꺼지는 일이 발생했고, 자동점화장치를 설치해 불을 붙였왔다. 자동점화장치를 설치한 뒤부터는 집중호우가 내릴 때를 제외하면 불꽃이 계속 타올랐지만 최근 완전히 꺼진 채 다시 붙지 않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던 철길숲 불의 정원 불꽃이 꺼져 매우 아쉽다”며 “미량이지만 가스가 배출되고 있어 아직 잔여 매장량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양한 형태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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