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린 광주…5·18 30년 恨 하늘도 아는 갑소”

비내린 광주…5·18 30년 恨 하늘도 아는 갑소”

입력 2010-05-18 00:00
수정 2010-05-1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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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인지 빗물인지...광주의 30년 한을 하늘도 아는갑소.”

 18일 제3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거행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이른 아침부터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우산 대신 흰 비옷을 입은 5.18 유족과 유공자들은 굵은 비를 맞으며 기념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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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의 문 앞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따뜻한 차와 비옷을 참석자들에게 나눠 줬다.

 애국가 제창에 이어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영령에 대한 묵념이 이어지자 유족들의 눈망울에는 비처럼 눈물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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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념하는 정운찬 총리 정운찬 국무총리가 18일 광주광역시 5.18 국립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헌화 분향한 뒤 묵념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묵념하는 정운찬 총리
정운찬 국무총리가 18일 광주광역시 5.18 국립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헌화 분향한 뒤 묵념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이어 헌화 시와 묵념 시,진혼곡이 이어지자 추모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국악인 오정해와 신동호가 협연한 ‘천둥소리’가 울려퍼지자 서글픈 노랫가락이 가슴에 전달됐는지 유족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각 당 대표와 정치인들도 이날 만큼은 정파를 떠나 한국 민주주의의 큰 획을 그은 5.18의 의미를 되새기는 듯 숙연한 모습으로 행사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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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을 위한 행진곡 부르는 유가족  18일 광주광역시 5.18 국립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가족들이 행사도중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묘역에서 달려나오자 경찰들이 급히 막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님을 위한 행진곡 부르는 유가족
18일 광주광역시 5.18 국립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가족들이 행사도중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묘역에서 달려나오자 경찰들이 급히 막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세월이 흘러 어느새 칠순의 나이를 훌쩍 넘긴 늙은 어머니는 묘소에 놓인 아들의 빛바랜 흑백사진을 닦으며 한을 달랬고,일부 유족들은 “억울하게 죽은 사람도 있는데..”라며 아예 묘 앞에 주저앉아 비를 맞으며 오열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유족들은 30년전 계엄군의 총탄에 아들과 남편을 잃은 슬픔을 되새기는 듯 한참을 묘지를 떠나지 못했다.

 일부 유족은 묘지를 찾은 어린 학생들에게 열심히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유가족은 “30년이 흐르는 동안 명예회복이 돼 그나마 다행스럽지만,세월이 흐른 만큼 잊혀지는 것 같아 몹시 안타깝다.”라며 “민주영령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30년이 지난 광주의 하늘은 세월이 지나도 마르지 않는 어머니의 눈물처럼 쉴 새 없이 비가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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