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시신 신고자, 신고보상금 못 받는 까닭은?

유병언 시신 신고자, 신고보상금 못 받는 까닭은?

이슬기 기자
입력 2017-08-14 09:55
수정 2017-08-1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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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시신을 신고한 사람이 정부를 상대로 신고보상금을 지급해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를 처음 발견한 박모씨가 전남 순천시 서면의 한 밭에서 변사체를 발견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르키고 있다. 2014. 7.22.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를 처음 발견한 박모씨가 전남 순천시 서면의 한 밭에서 변사체를 발견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르키고 있다. 2014. 7.22.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서울중앙지법 민사208단독 유영일 판사는 유 전 회장의 시신을 발견해 신고한 박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보상금 1억여원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박씨는 2014년 6월 12일 전남 순천시에 있는 자신의 매실 밭에서 부패한 상태로 놓여있는 시신 1구를 발견하고 112에 신고했다.

그는 당시 이 시신을 ‘신원을 알 수 없는 변사자’라고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역시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해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부검 등을 거친 끝에 40여일 뒤인 7월 22일에서야 해당 시신이 시신이 유 전 회장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박씨는 “신고 당시 사체의 신원을 알지 못했지만, 사후에 유 전 회장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정부가 내건 보상금 가운데 일부를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유병언 괴담. / SBS 궁금한 이야기 Y
유병언 괴담. / SBS 궁금한 이야기 Y
당시 정부는 유 전 회장을 지명수배하며 사진과 함께 ‘특경법 위반 피의자 유병언 수배, 신고보상금 5억원’이라는 제목의 현상광고를 낸 바 있다.

재판부는 “보상금 지급의 전제가 되는 행위는 유병언을 신고하는 것”이라며 “(보상금 지급을 위해서는) 신고 대상이 유병언이거나 그렇게 볼 합리적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신고자가 인지하고 이를 수사기관에 밝혀서 제보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박씨는 변사자가 유병언이라거나 그렇게 볼 합리적 근거가 있다는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며 “박씨의 신고가 유병언을 신고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시신이 뒤늦게 유 전 회장으로 밝혀진 것 역시 “수사나 행정기관의 일반적인 후속 절차에 따른 결과”라며 박씨가 보상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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