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땅 잃는 완성차 업체 3~5위

설 땅 잃는 완성차 업체 3~5위

입력 2012-06-05 00:00
수정 2012-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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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점유율 17.9% 불과

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 등 국내 3~5위 완성차 업체의 ‘쇠락’이 가파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신차를 사는 사람 10명 중 2~3명은 이들 업체의 자동차를 택했지만, 지금은 1.5명에 불과하다. 현대기아차와 수입차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5월 내수 판매량은 12만 574대. 현대차가 5만 8050대를 팔아 절반에 가까운 48.1%, 기아차가 4만 750대를 판매해 33.7%의 점유율을 보였다. 3위인 한국지엠(1만 3005대)은 10.7%, 르노삼성(4665대) 3.8%, 쌍용차(4104대)는 3.4%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3약 업체의 시장 점유율(17.9%)을 모두 합쳐도 2위인 기아차의 절반 수준이다.

이 3개 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수입차의 신차 가격 할인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려 현대기아차보다 더 많은 고객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1~4월 수입차 판매량(등록대수 기준)은 3만 995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다. 특히 이번 달에는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닛산 신형 알티마 등 중·대형차가 잇달아 나오면서 가격을 500만원 이상 낮췄다. 따라서 한국지엠의 알페온과 르노삼성의 SM5·SM7, 쌍용차의 체어맨 등은 판매량이 더욱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GM의 글로벌 소형차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약진하는 듯했지만 실제 점유율 상승 폭은 1% 포인트를 간신히 웃돌았다. 상하이차와 결별하고 인도 마힌드라를 새 주인으로 맞은 쌍용차도 주력 모델 코란도C와 렉스턴W를 내놓으면서 재기를 꿈꾸고 있지만, 3%대 점유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곳은 르노삼성차. 2010년 신형 SM5와 SM3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과거 영광을 재현하는 듯했지만 지난해부터 판매가 급감하더니 올 들어선 판매량이 작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독과점 심화는 장기적으로 국내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수입차 업체가 신차 가격을 500만~900만원씩 내리는 것은 치열한 경쟁 때문”이라면서 “80%가 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현대기아차의 결정이 곧 ‘시장 가격’, 현대기아차의 고객 서비스가 ‘국내 표준’이 되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경쟁을 통한 발전이나 가격 인하 등을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2-06-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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