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北 후견자?…쌀·옥수수 외려 ‘바가지 수출’”

“中이 北 후견자?…쌀·옥수수 외려 ‘바가지 수출’”

입력 2013-08-06 00:00
수정 2013-08-0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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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분석…”후원국 프리미엄 업고 비싸게 수출””中, 북한 식량난 책임지려 하지 않을 것”

북한의 후원국을 자처하는 중국이 주요 식량을 국제시세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에 북한으로 수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코트라와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2년 1월부터 올해 초까지 중국의 대(對)북한 쌀 수출단가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기간에서 국제시세의 기준이 되는 고품질의 태국산 A1 등급 쌀과 그 밑의 B2 등급 가격 사이에서 쌀이 공급됐다.

2004·2007·2010·2011년의 특정 시기에는 짧게나마 오히려 A1 등급보다도 높은 가격대에 북한으로 수출됐다.

연구소 측은 “중국이 북한으로 수출한 쌀의 품질이 태국산 쌀에 비해 좋은지도 의문”이라며 사실상 북한에 ‘바가지’를 씌운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1·2012년 기준으로 중국은 북한에 12만8천t(약 7천400만달러어치)의 쌀을 수출했다. 이는 북한 전체 쌀 수입물량의 25%에 달하는 것이다.

세계 식량 위기로 곡물 가격이 상한가를 치던 2008년 등 수출 통계를 공개하지 않은 특정 시기에는 중국 측이 북한에 식량 원조를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는 조사 기간에서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연구소 측은 지적했다.

밀과 옥수수의 경우 국제시세와의 격차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밀은 2008년을 제외하고 거의 전 기간에 걸쳐 아르헨티나·미국산에 비해 비싼 가격에 북한으로 수출됐다.

2011년 ㎏당 0.4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국제시세가 이듬해 초에는 0.2달러 언저리까지 떨어졌지만 중국은 변함없이 0.4달러 안팎의 높은 가격에 밀을 내다팔았다.

옥수수 역시 대부분 기간 중국의 대북한 수출 가격이 아르헨티나·미국산보다 비쌌다. 등락을 거듭하기는 하지만 작년 초부터 국제시세는 하락하는 반면 대북한 수출 단가는 오히려 상승하면서 가격 차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연구소는 이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중국 측이 북한에 특별히 의미 있는 수준의 식량 원조를 제공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식량에 관한 한 중국과 북한 간에는 상업 거래 비중이 월등히 높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중국이 이처럼 국제시세를 무시하고 북한에 식량을 수출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후원국 프리미엄(protege premium)’을 들었다. 북한의 유일한 후원국이라는 지위를 십분 활용함으로써 ‘비정상적인 거래’를 가능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중국이 앞으로도 북한의 식량난을 책임지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북한은 식량 자립을 이루는 것 외에는 국민을 먹여 살릴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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