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이란 방문] “이란 53조원 특수 현실화하자” 금융권 잰걸음

[박대통령 이란 방문] “이란 53조원 특수 현실화하자” 금융권 잰걸음

유영규 기자
유영규 기자
입력 2016-05-03 23:10
수정 2016-05-04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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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이란 중앙銀과 MOU 체결…유로만 결제·중계무역 ‘걸림돌’

‘53조원의 돈줄을 마련하라.’

수교 54년 만의 첫 대통령 국빈 방문으로 물꼬를 튼 이란 경제외교를 현실화하고자 은행권이 잰걸음을 하고 있다. 간만에 열린 중동 특수지만 안정적인 재원 조달이 없다면 자칫 양국 정상 간 약속이 서명에 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일 두 정상이 이례적으로 ‘한국 은행의 역할론’을 강조한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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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중앙은행 본점에서 이동걸(왼쪽) 산업은행 회장과 골라말리 캄얍 이란 중앙은행 부총재가 양 사의 긴밀한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은행 제공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중앙은행 본점에서 이동걸(왼쪽) 산업은행 회장과 골라말리 캄얍 이란 중앙은행 부총재가 양 사의 긴밀한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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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국내 은행 첫 테헤란에 사무소
우리銀, 국내 은행 첫 테헤란에 사무소 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우리은행 이란사무소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 골라말리 캄얍 이란 중앙은행 부총재, 이광구 우리은행장,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병래 금융정보분석원장, 캄란 에키티아르 파사르가드은행 상임이사.
우리은행 제공
산업은행은 2일 향후 금융기관 협력의 키를 쥔 이란 중앙은행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3일 산은은 이란 산업 개발 및 민영화사업을 총괄하는 정부기관 이란산업개발재건기구(IRDO) 및 현지 대표 상업은행인 멜라트은행과 각각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산은은 이란 프로젝트의 금융 지원을 위한 첫 포석을 마련했다. 이란을 방문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자사 개발금융 노하우와 프로젝트파이낸스(PF) 역량을 소개하며 “국내 수출신용공여기관과 협력해 이란 경제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에 실질적 금융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수출입은행도 이란 정부와의 금융협력과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도울 150억 달러 규모의 금융패키지를 마련했다. 금융패키지는 수출금융 기본여신약정 90억 달러, PF 방식 협조융자 45억 달러, 전대금융(이란은행을 통한 간접 대출) 등 15억 달러로 구성된다. 수은도 지난 2일 이란 중앙은행과 90억 달러 규모의 수출금융 기본여신약정 계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첫 금융 지원 대상은 이란 병원 건설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은은 현지 보건의료교육부와 총사업비 20억 달러 규모의 병원 건설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우리은행도 국내 은행으로는 최초로 테헤란에 사무소를 신설하고 이란 2위 은행인 파사르가드와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파사르가드를 통해 현지 시장의 정보를 얻고 현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란은 여전히 달러 거래가 불가능한 국가로, 유로 결제를 해야 하지만 이를 중개할 금융기관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또 수입한 물자를 그대로 이란으로 수출하는 중계무역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커다란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특수를 챙기기 위해 정부가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6-05-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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