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어깨는 피아노 건반이라 하고
그대의 손가락이 연주를 시작했다고 하고
노래를 못하는 나는
유리구슬 하나씩 뱉어낸다 하고
돌아눕다가 엎어지다가도 결국 일어서는 것을
뿌듯이 기쁨이라 하고
온몸을 진저리치며 그대를 보내는 것은
너무 무거워서라 하고
비가 너무 잦아 꽃이 안 필 거라는 소문 같은 거
나는 안 믿는다 하고
잠깐 비 그친 하늘
둥글게 끌어당겨 품은 물방울
연잎 푸른 잎맥 따라 구른다 하고
2014-07-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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