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참을 수 없는 신재민 前 차관의 가벼운 언행

[사설] 참을 수 없는 신재민 前 차관의 가벼운 언행

입력 2011-10-11 00:00
수정 2011-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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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전 문화관광부 차관이 엊그제 검찰에 출두하면서 “여기 출입하면서 취재를 했는데, 조사를 받으러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결과에 따라 피의자가 될 수 있는 피내사자로 검찰에 불려 나왔다. 그는 승용차에서 내려 12층 조사실로 올라가기까지 시종 웃음 띤 얼굴이었다. 취재진에게 “심경은 페이스북에 올렸으니 참고하라.”고도 했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10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의혹이 제기돼 조사 받는 사람치고선 당당하다 못해 경박스럽기까지 했다.

신 전 차관은 이 회장으로부터 언론인 시절과 대선캠프 시절, 공직자 시절과 그 이후 등 2003년부터 최근까지 현금과 상품권, 차량 지원, 여행 경비 등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검찰에서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지만 언론인 시절 금품수수는 공소시효가 지났고, 공직자 시절 이후도 이 회장이 대가성 없이 금품을 줬다고 진술함에 따라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대선캠프 시절의 금품수수는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금품수수액은 크지만 법망을 빠져나갈 여지는 많은 셈이다. 그러나 그가 법적으로 면죄부를 받는다 하더라도 도덕적 무감각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는 기자 시절 기사를 써주고 이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사실이라면 언론인으로서는 치명적이다. 문화부 차관 시절에도 몇 백만원에 이르는 상품권을 몇 십장 받아 갔다고 한다. 부적절한 처신이다.

그는 물론 검찰 출두 전 페이스북에 “저로서는 무척 억울한 일이나 동시에 고개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럽기도 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지난해 문화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부인의 위장취업 등이 문제가 돼 중도하차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검찰 출두 과정에서 가벼운 언행이 아니라 좀 더 자숙하고 근신하는 것이 온당했다.

2011-10-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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