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옥중정치에 한눈파는 與, 중도 민심은 안중에 없나

[사설] 尹 옥중정치에 한눈파는 與, 중도 민심은 안중에 없나

입력 2025-02-04 00:23
수정 2025-02-04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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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을 면회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3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을 면회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3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당이 하나가 돼서 20·30 청년을 비롯해 국민께 희망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어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을 접견한 자리에서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서도 이들을 통해 입장을 전했다. 국회가 야당 독재가 되면서 어떤 국정도 수행할 수 없었던 부분을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그런 조치를 했다는 해명이었다. “계엄을 통해 국민이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을 마비시킨 행태에 대해 알게 된 건 다행”이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의 이런 말들을 전한 사람들이 여당의 최고 지도부다.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없는 대통령을 면회하고 와서는 ‘옥중 정치평론’만 쏟아냈다.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외눈박이 정치를 하겠다고 당 지도부가 공개 선언한 모양새가 아닐 수 없다.

여당 지도부가 ‘개인 자격’ 등을 내세워 윤 대통령을 면회한 것은 최근 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동반 상승한 현상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지율 상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집권 가능성을 우려한 보수 지지층의 결집 효과라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정작 중도층의 지지율은 여당이 야당에 10% 안팎 뒤져 있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민심도 그 정도만큼 더 많다. 상식 있는 중도층이라면 민심과 동떨어진 세계에 갇힌 윤 대통령과 그를 대변하는 여당 지도부에 한숨을 쉴 것이다.

이 대표는 조변석개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중도층 공략에 연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포기’, ‘한미일 협력 중시’ 등 중도 민심을 겨냥한 실용주의 노선 행보에 눈귀가 어지러울 정도다. 여당이 ‘계엄옹호당’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하고 윤 대통령 뜻에 따라 움직이는 당으로 주저앉겠다면 결론은 불문가지다. 정권 재창출의 핵심 열쇠인 중도층 민심 잡기는 손바닥 안의 모래알 움켜쥐기처럼 난망해진다.
2025-02-04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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