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36년 동안 숨어지내던 탈옥수가 붙잡혀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방송 KTLA는 36년 전 탈옥한 윌리엄 월터 애셔 3세(66)가 FBI의 끈질긴 추적 끝에 체포돼 교도소에 복귀했다고 23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애셔는 지난 1966년 샌프란시스코의 술집에 침입해 바텐더를 총으로 쏴 살해한 4인조 강도단의 일원이었다.
1년 뒤 시카고에서 체포된 애셔는 살인 강도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캘리포니아주 엘도라도 카운티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애셔는 1975년 탈옥에 성공했다. 재소자에게 영농 기술을 가르치는 캠프에 입소했다가 한 여성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온 것이다.
FBI는 애셔가 캐나다와 알래스카로 도피한 사실을 알아내고 뒤를 쫓았다.
애셔가 데이비드 도널드 맥피라는 가짜 이름으로 결혼까지 하고 트럭 운전사로 일하는 것을 밝혀냈지만 검거에는 실패했다.
애셔는 아내를 버리고 경찰을 피해 달아났지만 아내는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FBI의 추적은 끈질겼다.
애셔의 주변 인물을 꾸준히 감시하던 FBI는 2005년 애셔의 어머니가 세상을 뜬 것을 계기로 그동안 어머니와 아들이 비밀리에 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정황을 잡아냈다.
어머니, 그리고 가족들 통화 기록을 분석한 끝에 캘리포니아주 샐린다에 사는 개리 도널드 웹이라는 인물이 포착됐다.
웹의 운전 면허증 사진을 입수한 FBI 요원들은 사진의 인물이 애셔임을 알아봤다. 나이를 먹었고 더 말랐지만 얼굴은 거의 변함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FBI는 웹의 운전면허 발급 기록에 있는 지문과 1967년 체포 당시 채취한 지문을 대조했다.
지난 19일 수사관들이 찾아가자 애셔는 순순히 진짜 이름을 밝히고 체포에 응했다. 20대 팔팔한 나이에 교도소 담장을 넘었던 인물이 7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다시 교도소에 돌아온 것이다.
10년 전부터 애셔와 동거했다는 여성은 애셔의 정체를 전혀 몰랐다고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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