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무솔리니 인정 대가로 돈 받아 부동산 투자”

“교황청, 무솔리니 인정 대가로 돈 받아 부동산 투자”

입력 2013-01-22 00:00
수정 2013-01-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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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폭로…英·佛 등에 8천500억원 상당 부동산 비밀리에 보유

교황청이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을 인정한 대가로 돈을 받아 유럽 각지에 비밀리에 부동산을 사들였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1일(현지시간) 폭로했다.

가디언은 이날 런던 뉴본드 스트리트에 있는 최고급 보석상점 불가리와 세인트제임스 스퀘어의 AC 투자은행 건물 등이 교황청의 비밀 재산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런던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이곳은 교황청이 1929년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정권을 인정한 대가로 받은 돈으로 역외회사를 통해 사들인 것들이다.

당시 교황청은 이탈리아를 국가로 승인하고, 이탈리아는 바티칸시티에 대한 교황의 절대적 주권과 독립을 보장하는 라테란 조약을 맺었다.

이때 받은 무솔리니 비자금의 가치가 현재는 5억 파운드(약 8천442억원)를 넘어섰고, 교황청은 이 돈으로 지난 2006년 세인트제임스 스퀘어 일대를 1천500만 파운드에 사들였다.

교황청은 또 영국은 물론 프랑스와 스위스에도 비밀리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세인트제임스 스퀘어 일대 건물은 브리티시 그로룩스 투자사 명의로 돼 있지만 실제 소유주는 베일에 가려 있다.

브리티시 그로룩스 측은 실소유주를 밝히는 대신 주주 2명의 명의를 밝혔는데 두 사람 모두 저명한 가톨릭 은행가인 존 발레이 바클레이즈 최고경영자(CEO)와 로빈 허버트였다.

가디언은 두 사람이 누구를 위해 일하는 지 밝히기를 거부했지만, 기록을 거슬러 올라가면 브리티시 그로룩스의 실소유주는 결국 프로피마라는 스위스 기업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영국 국립기록보관소 자료에 따르면 프로피마는 바티칸 소유의 지주회사며, 런던과 파리 등의 부동산 실소유주는 교황청으로 추정된다.

케임브리지대 역사학자 존 폴라드는 자신의 저서에서 무솔리니의 비자금은 교황청의 재정 안정에 큰 기여를 했다며 “교황청은 경제적으로 안정됐으며 다시는 가난해지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교황청이 제2차대전 당시 무솔리니 비자금의 존재를 비밀로 한 것은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지금까지 이 돈으로 사들인 부동산 등을 비밀로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런던의 안토니오 멘니니 대주교에게 교황청이 왜 영국에 부동산을 사들인 사실을 아직 비밀로 하고 있으며 교황이 이 비자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를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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