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오염물질 누출 우려…”바다의 체르노빌”
2012년 좌초한 이탈리아 초대형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이하 콩코르디아)호를 뭍으로 끌어내는 예인작업이 23일(현지시간) 시작된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 등이 보도했다.이탈리아 토스카나 해안 바다에 잠겼던 콩코르디아호는 지난해 9월 수중에서 선체를 바로 세우는 작업을, 이달 중순 물 위로 띄우는 작업을 각각 완료했으며 23일부터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항으로 예인된다.
무게 11만4천500t, 길이 290m로 타이타닉호의 2배 크기인 콩코르디아호는 두 척의 예인선에 끌려 시속 3.7㎞(2노트)의 속도로 이동한다.
콩코르디아호는 200해리(370㎞)가량의 ‘마지막 여정’을 거쳐 오는 27일께 제노바항에 입항할 예정이며 이후 고철 처리장으로 향하게 된다.
콩코르디아호의 예인작업은 당초 21일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기상조건 악화와 최종 점검 작업 등을 이유로 다소 지연됐다고 인양 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환경단체와 침몰지점 근처의 프랑스 섬 코르시카 당국은 그러나 콩코르디아호가 인근 해역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콩코르디아호 내부에는 연료 163t과 독성물질 12t, 15만㎥(CBM)의 오염 해수 등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예인 과정에서 유럽 최대 돌고래·고래 보호구역과 해수욕장을 지나게 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환경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예인선 두척을 포함해 고래 추적 장비를 탑재한 요트와 기름유출 처리용 선박, 민간 감시선 등 모두 14척의 배를 콩코르디아호 예인에 동원할 계획이다.
프랑스도 세골렌 루아얄 생태·지속개발·에너지 장관이 탄 해군 함정을 보내 예인과정을 감시하기로 했다.
콩코르디아호는 2012년 1월 13일 70개국 승객과 선원 등 4천229명을 태우고 가던 중 토스카나 질리오섬 해안에서 암초에 부딪혀 좌초했으며 이 과정에서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콩코르디아호는 당시 선장이 승객 전원이 대피하기 전에 배를 버리고 도망친 사실이 부각되면서 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 300명 이상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의 ‘닮은꼴’로 회자됐다.
콩코르디아호 선장 프란체스코 셰티노는 현재 나폴리 인근 이스키아섬에 머물면서 살인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셰티노는 회고록 출판을 준비중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한 출판사에서 마련한 파티에 참석한 사진이 지역 신문에 보도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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