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섹스빈도에도 영향…미국 출산율 낮춰

기후변화가 섹스빈도에도 영향…미국 출산율 낮춰

입력 2015-11-03 14:45
수정 2015-11-0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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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넘는 무더운날 9개월 뒤 출산율 0.4% 하락

기후변화가 가뭄이나 홍수 등 기상이변뿐 아니라 출산율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최대의 비영리 민간 경제연구소인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무더운 날씨가 성행위 빈도를 낮춰 출산율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보고서를 최근 내놓았다.

툴레인 대학 앨런 버레카 교수 등 3명의 경제학자는 1931년부터 2010까지 80년간 미국의 기후변화와 출산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화씨 80도(약 26.7℃) 이상의 무더운 날로부터 9개월 전후 지난 시기에 미국 내 출생아 수가 하루 평균 1천165명 감소하고 출산율이 평균 0.4% 낮아졌다.

그 뒤에 이어지는 몇 달간 출산율이 다시 높아지긴 했으나 더위로 줄어든 폭의 32%만 회복됐다.

즉, 무더위가 물러가도 떨어진 출산율이 반등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감소한 출생아 수가 완전히 원상회복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높은 기온이 출산율 저하에 미치는 영향은 최대 24개월까지 지속했다.

추운 날씨는 출산율 증감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기온-출산율 상관관계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여름철(7~9월) 출산율, 즉 가을~겨울철 임신율이 높은 이유를 상당 부분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그런데 높은 기온과 출산율 저하 간 상관관계는 1970년대 이후엔 3분의 1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0년대부터 미국에서 에어컨이 본격 공급된 영향 덕인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유엔 등이 내놓은 기후변화 예상 시나리오에 이런 연구결과를 적용하면 2070~2099년엔 미국의 출생아 수가 지금보다 연간 10만 7천 명 줄어들고, 출산율은 2.6%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경제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진국의 출산율 저하 추세를 완화하기 위해서도 온실가스 배출 절감 노력이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또 무더위가 잦을수록 가을~초겨울 임신이 증가하고 여름철 출산율이 더 높아짐으로써 태아의 건강과 관련한 보건정책상의 부담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대체로 여름에 태어나는 통계상 아기의 건강이 다른 계절 출생아에 비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이와 관련해선 아직 학문적으로 더 규명할 요인들이 있으나 일단 임신 제3기(3번째 3개월째)에 고온에 노출되는 것이 태아의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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