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9.11 6개월 전부터 대규모 테러 보고받고도 무시”

“백악관 9.11 6개월 전부터 대규모 테러 보고받고도 무시”

입력 2015-11-14 03:24
수정 2015-11-14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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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닛 CIA 전 국장 등 전직 간부 12명 인터뷰서 증언 “군 전시체제 전환 요청했으나 부시 안보팀 새로운 위협 이해못해”

2001년 9.11 사태가 터지기 최소 6개월 전부터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반복적이고 긴급하게 자국내 대규모 테러 가능성을 백악관에 보고했으나 결과적으로 이 보고는 ‘실패한 경고’가 됐다고 당시 CIA국장을 지낸 조지 테닛 등이 증언했다.

테닛 등 12명의 전직 CIA 간부들은 지난 수개월간 저널리스트이자 영화감독인 크리스 위플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 인터뷰는 13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실린 데 이어 위플이 제작, 이번 달 방영될 ‘정보기관 수장들’이라는 다큐멘터리에 담긴다.

폴리티코는 ‘극적인 테러공격이 임박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부시 행정부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구체적인 다른 정보를 포함해 9.11 수개월 전부터 보고된 CIA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테닛 전 국장 등의 이번 증언에 따라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을 공격하기로 결정했다’는 CIA의 2001년 8월 6일 유명한 대통령 일일보고 훨씬 전에 구체적인 테러 가능성을 담은 경고가 백악관에 전달됐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테닛 전 국장은 이 인터뷰에서 2001년 3월 당시 CIA 대(對)테러팀장 코퍼 블랙이 “우리가 공격받을 게 매우 분명하다. 상당한 공격을 받고, 많은 미국인이 죽을 것이다. 진짜 분명한 음모가 있다”고 자신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테닛 전 국장은 “세계가 폭발 일보직전인 것 같았다. 6월이나 7월, 테러 위협이 점점 상승하고 있었다. 테러리스트들은 (숨거나 공격준비를 하는 것처럼) 사라지고 테러리스트 캠프가 문을 닫고 있었다. 위협 보고가 더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폴리티코는 위기상황은 2001년 7월10일에 가장 고조됐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CIA 내 알카에다팀장인 리처드 블리가 블랙의 사무실로 쳐들어와 “상황이 한계를 넘었다. 여러 소식통으로부터 확인한 우리의 정보가 매우 설득력있다”며 테러가 매우 임박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테닛 전 국장이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가안보 보좌관에게 전화보고를 하고 백악관에서 긴급회의를 가졌다. 당시 블리는 “몇 주 아니면 몇 달 안에 미국에 중대한 테러공격이 있을 것인 만큼 군을 전시편성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보고했다고 테닛 전 국장이 밝혔다.

블랙은 인터뷰에서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상부에 그렇게 많이 경고를 했는데 어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지”라고 토로했다.

또 “부시 안보팀은 새로운 위협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그들은 테러리스트들을 유럽의 좌파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위협의 긴급성을 제대로 설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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