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이 골룸 닮았다”고 하면 처벌대상?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이 골룸 닮았다”고 하면 처벌대상?

입력 2015-12-03 11:03
수정 2015-12-0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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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 AFPBBNews=News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두고 영화 ‘반지의 영화’에 등장하는 기괴한 모습의 생명체인 골룸을 닮았다고 비유하면 대통령 모독 혐의로 처벌할 수 있을까?

터키 서부의 지방도시인 아이딘 지방법원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골룸에 비유해 기소된 의사에 대한 재판 심리 과정에서 대통령 모독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골룸이 나쁜 캐릭터인지 조사하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터키 현지 일간지 ‘투데이스 자만’을 인용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원은 이를 위해 2명의 학자와 2명의 행동과학자나 심리학자, 영화나 TV 제작 전문가 1명 등 전문가들에게 골룸에 대한 연구를 의뢰하기로 했다.

담당판사는 골룸이 등장하는 영화 ‘반지의 제왕’ 전편을 보지 않았기에 대통령이 골룸과 닮았는지 판단할 수 없다며 이런 결정을 내렸다.

골룸은 영화에서 절대 반지를 갈망한 탓에 몸과 마음이 뒤틀린 선악이 교차하는 캐릭터로 묘사된다.

논란의 발단은 빌긴 치프티지라는 의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을 골룸에 비유한 이미지를 공유하자 에르도안 대통령 측 변호인들이 그를 대통령 모독 혐의로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치프티지의 게시물중에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골룸과 비슷한 자세로 먹는 장면 등이 포함됐다.

치프티지는 이로 인해 지난10월 일시 구금되기도 했으며 그동안 일해온 병원에서는 해고됐다.

이에 대해 치프티지의 변호인은 골룸이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 사회의 피해자”일 뿐이지 “악역을 맡은 괴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재판은 일단 내년 2월까지로 연기됐는데 골룸을 연구하라는 ‘특명’을 받은 전문가들이 어떤 기준에 따라, 어떤 판단을 내릴지 는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터키에서 대통령 모욕은 형법으로 다뤄 최고 4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법률팀은 대통령 모욕 혐의자를 기소하는 법률가들이나 개인들을 지원해왔다.

터키에서는 작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236명이 국가 원수 모욕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105명이 기소됐으며, 8명이 공식 체포된 상태다.

또 지난해 하반기 터키 정부가 트위터에 게시물 삭제를 요청한 건수는 모두 477건으로 상반기보다 1.5배, 다른 국가 평균치의 5배에 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총리로 취임했던 지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63명의 언론인에게 총 32년의 징역형과 12만8천 달러(약 1억4천970만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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