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시장에 내다 팔아 돈 벌기도…여권 1개당 192만원”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진짜 여권용지인 ‘백지 여권’을 수만 개를 확보함에 따라 이를 이용해 난민으로 위장한 조직원들을 유럽 등지로 침투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IS는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일부를 장악하면서 이들 지역에서 진짜 여권용지를 수 만개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독일 일간 벨트 일요판이 20일(현지시간) 서방 정보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IS는 이미 이런 여권을 암시장에 내다 팔아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같은 여권 1개당 가격은 1천500유로(약 192만원)에 달한다.
이런 백지여권은 진짜 여권용지에 개인정보만 가짜로 기입할 수 있어 용지부터 가짜로 만들어낸 위조여권보다 진위를 가려내기가 훨씬 어렵다.
게다가 IS는 점령지에서 아예 여권 등 신분증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기기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도 유럽 국가들은 유럽 입국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시리아 및 이라크 국적의 분실 여권 목록을 회람했다고 외교관들은 밝혔다.
한 외교관은 이 목록에 IS가 점령한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의 정부 사무실에서 보관 중이던 진짜 백지 여권 수천 개의 여권번호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국경 관리기관 프론텍스(Frontex)의 수장 파브리스 레제리는 “점검받지 않은 채 유럽에 들어오는 엄청난 인파는 물론 안보에 위험요소”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레제리는 시리아처럼 내전 중인 나라에서는 “진짜처럼 보이는 서류가 정말 당국이 발행해 당사자가 소지한 것이 맞는지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모든 난민을 ‘잠재적 테러범’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독일 내무부의 한 관계자도 AFP통신에 “입국 이민자의 엄청난 수를 보면 그들 중 범죄자, 전범, 무장조직원, 극단주의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들이 위조 서류를 들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IS 조직원들이 위조된 서류로 국경을 통과할 가능성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대다수 난민은 터키와 발칸 국가들을 거쳐 서유럽으로 향하고 있으며, 이런 식으로 올해 독일에 들어온 난민은 100만명을 넘는다.
앞서 지난달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 때도 테러범들의 시신 곁에서 유럽 국경을 통과할 때 사용된 시리아 위조 여권 2개가 발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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