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에 몰린 구글, 안드로이드폰 암호화는 10%에 못미쳐

코너에 몰린 구글, 안드로이드폰 암호화는 10%에 못미쳐

오상도 기자
입력 2016-03-16 11:42
수정 2016-03-1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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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버너디노 총기테러의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세상에 내놓은 구글이 정작 스마트폰 암호화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구글이 제공하는 스마트폰 운영체계(OS)인 안드로이드가 경쟁사 애플의 iOS에 비해 취약한 개인정보 보안성을 드러내면서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이 안드로이드폰의 암호화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배경에는 스마트폰의 암호화 해제 논란이 자리한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총기테러가 도화선이 됐다. 미 연방정보국과 연방법원은 애플에 총기테러범 사예드 파룩의 아이폰 잠금 해제를 요구했으나, 애플이 ‘만능키’를 만드는 것은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맞서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삼성, LG, HTC 등 전 세계 14억대의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은 고민에 빠졌다. 안드로이드폰 가운데 암호화된 기기는 불과 10% 미만으로, 아이폰의 95%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가장 큰 장애는 암호화 강화에 난색을 표하는 제조사들이다. 이들은 “암호화가 성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어느 회사가 이를 마다하겠는가”라며 암호화 구동시 현저히 떨어지는 스마트폰의 속도를 지적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가 경쟁사 애플의 iOS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구글의 이미지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미국의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실제로 애플 아이폰은 경쟁제품인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보안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해 왔다.

구글은 바짝 조바심을 내고 있다. 자체 생산하는 넥서스폰에는 이미 100% 암호화를 적용 중이다. 또 최신 버전인 안드로이드 6.0에선 자동적으로 개인정보 암호화를 채택했다. 하지만 이를 장착한 안드로이드폰은 전체의 2.3%에 불과한 상태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의 보안 강화에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이유는 애플과 다른 사업 방식 탓이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생산하지만,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제조업체에 배포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제조업체는 필수 기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능을 자유롭게 취사선택할 수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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