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연쇄 테러범, 추적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수시로 버려

파리 연쇄 테러범, 추적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수시로 버려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3-21 09:42
수정 2016-03-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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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외곽의 몰렌베이크에서 체포된 파리 테러의 주범 살라 압데슬람(가운데)이 경찰 특수부대에 끌려가고 있다. 압데슬람은 이날 경찰의 급습 과정에서 다리에 총상을 입었으며 간단한 조사를 받은 직후 서북부 브루제에 자리한 중범죄 교도소에 수감됐다. 브뤼셀 AP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외곽의 몰렌베이크에서 체포된 파리 테러의 주범 살라 압데슬람(가운데)이 경찰 특수부대에 끌려가고 있다. 압데슬람은 이날 경찰의 급습 과정에서 다리에 총상을 입었으며 간단한 조사를 받은 직후 서북부 브루제에 자리한 중범죄 교도소에 수감됐다.
브뤼셀 AP 연합뉴스
지낞개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연쇄 테러를 저지른 테러리스트들이 휴대전화를 일회성으로 사용했으며, 휴대전화로는 추적 빌미가 될 수 있는 이메일이나 채팅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수사 당국이 프랑스 내무장관에게 전달한 보고서를 인용해 파리 연쇄 테러와 관련한 새로운 내용을 소개했다.

바타클랑 공연장을 포함해 6곳에서 모두 130명의 목숨을 앗아 간 동시다발 테러의 치밀함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테러리스트들은 추적을 피하려고 휴대전화를 수시로 버리는 방법을 동원했다.

바타클랑 공연장 인근의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휴대전화는 하루 전에 개통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스타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사용된 전화는 불과 몇 시간 전에 개통됐다.

또 이들이 머물렀던 빌라에서는 포장도 뜯지 않은 2개의 휴대전화가 발견됐고 벨기에의 은신처에서도 수십 개의 휴대전화가 박스째 보관돼 있었다.

놀랄만한 사실은 이들의 휴대전화에서는 이메일 송수신이나 채팅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추적을 따돌리려고 휴대전화를 일회성으로 사용하고 버린 것도 모자라 휴대전화를 발견하더라도 단서를 잡을 수 없게 치밀하게 움직인 것이다.

바타클랑 인근 쓰레기통에 버려진 휴대전화에는 바타클랑 극장의 배치도와 공연 티켓 판매 웹사이트를 검색한 흔적만 발견됐다.

보고서는 바타클랑 공연장에서의 진압 작전과 관련한 상세한 내용도 담고 있다.

정문으로 진입한 테러진압군이 테러리스트 3명 중 1명을 사격해 다치게 했고, 부상한 테러리스트는 자살폭탄을 폭발시켰다.

이어 진압군과 나머지 2명 테러리스트 간 총싸움 중에 두 번째 테러리스트가 사살되자 세 번째 테러리스트도 자폭해 상황이 종료됐다.

이에 앞서 테러리스트들은 인질의 휴대전화로 당국에 전화를 걸어 “시리아에서 공격을 멈추고 철수하지 않는다면 인질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테러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는 자신을 90명인 가미카제 특공대(2차대전 당시 일본의 자살특공대)의 사령관이라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아바우드의 사촌으로 당국의 공습 때 아바우드와 함께 사망한 아스나 아이트불라센의 친구는 “아바우드는 지중해를 건너 난민에 묻혀들어 온 90명 테러리스트의 한 명”이라면서 “아바우드는 자신을 90명 가미카제 특공대의 사령관으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사용한 폭발물은 ‘TATP’(트라이아세톤 트라이페록사이드·Triacetone Triperoxide)로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폭발물을 만들고 정확히 작동시키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들이 폭발물 제조와 사용에 숙련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 이슬람국가(IS) 차원에서 폭발물 제조 및 사용법이 조직적으로 훈련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프랑스 당국은 파리 테러를 지원한 네트워크의 규모에도 놀라고 있다.

지금까지 6개국에서 18명이 테러리스트들을 도운 혐의로 붙잡혀 있다.

아울러 이들은 국제 체포 영장이 발부됐는데도 유럽 내에서는 물론 중동지역으로도 거의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 국가들이 잠재적인 테러리스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의지가 없거나 공유할 능력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적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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