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계 판사 비판발언에 공화주류 ‘벌떼 공격’

트럼프 멕시코계 판사 비판발언에 공화주류 ‘벌떼 공격’

입력 2016-06-07 07:47
수정 2016-06-0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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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패닉계 등 돌릴라”…지역구 선거 나설 의원들 전전긍긍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멕시코계 판사 비판 발언에 공화당 의원들이 벌떼처럼 일어났다.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유권자집단인 히스패닉계를 적으로 돌릴 경우 대선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의 지역구 선거에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와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상·하원이나 선수(選數), 트럼프에 대한 공식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당내 핵심인사들이 트럼프의 발언을 공개 비판하며 ‘방화벽’을 치고 나선 모양새다.

마지막 경선일(7일)을 하루 앞둔 6일 공화당 주류에 속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트럼프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켈리 아요테(뉴햄프셔) 상원의원은 이날 오전 지역방송에 나와 “트럼프가 멕시코계와 무슬림을 비판한 것은 모욕적이고 잘못된 발언으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온건파를 대표하는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비판했고, 롭 포트먼(오하이오) 상원의원도 “트럼프의 발언이 잘못됐다”고 일갈했다.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상원의원은 MSNBC에 나와 “나는 현시점에서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원 정부감시·개혁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제이슨 샤페츠(유타)가 폭스뉴스에 나와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내 주류후보였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인종과 종교를 근거로 판사를 공격하는 것은 나라를 분열시키려는 책략”이라며 “트럼프는 해당 판사에게 사과하고 나라를 통합시키는데 노력하라”고 지적했다. 케이식 주지사는 아직 트럼프를 공식 지지하지 않고 있다.

같은 주류후보로 히스패닉계가 많은 플로리다를 지역구로 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지역방송에 나와 “트럼프의 발언은 잘못됐다”며 “그 판사는 미국인”이라고 비판했다. 루비오는 다음달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지지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져있다.

앞서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그런 말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후보군에 속한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도 “트럼프의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일축했고, 역시 유력 부통령 후보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쿠리엘 판사는 미국인이다. 논란의 여지가 없고 그걸로 끝이다”고 단언하면서 “트럼프의 발언은 그가 한 최악의 실수 가운데 하나다.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트럼프 공식 지지 선언 다음 날인 지난 3일 지역 방송 ‘WISN’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쿠리엘 판사 제척) 생각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공화당 내의 이 같은 기류는 트럼프의 인종차별성 막말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소수인종계 유권자들을 사실상 ‘배척’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당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좀처럼 물러서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와 친구들’에 나와 “내가 하려는 것은 왜 판사가 나를 부당하게 대우하는지를 알아내려는 것이며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의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트럼프를 맹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필레몬 벨라(텍사스) 하원의원은 이날 공개서한을 내고 트럼프를 ‘인종주의자’(racist)로 지칭하면서 “국경의 벽을 뜯어내 궁둥이에 처박으라”고 비난했다. 해리 리드(네바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트럼프를 제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트럼프대학 사기의혹 사건을 심리 중인 곤살레스 쿠리엘(62) 샌디에이고 연방지법 판사가 멕시코계여서 인종편향 판결을 내리는 등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특히 5일 CBS 방송에서 ‘당신이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했는데 그럼 무슬림 판사가 사건을 맡았어도 당신을 불공정하게 대우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능하다.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단언해 또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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