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앞 G20 항저우 정상회의…보호무역·한중관계 촉각

나흘앞 G20 항저우 정상회의…보호무역·한중관계 촉각

입력 2016-08-31 07:19
수정 2016-08-3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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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국 정상 항저우에 집결…中 성공개최 의지

남중국해·사드 갈등속 보호무역 타개 경제현안에 주안점

세계 경제와 동북아 질서의 분수령이 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내달 4∼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이 회의는 한국으로서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와 한중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된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개최국인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이 참석하는 G20 정상회의는 4일 개막식, 환영 만찬에 이어 ‘혁신, 활력, 연계, 포용적인 세계 경제 건설’을 주제로 5개 세션이 이어진다.

20개 회원국의 정상과 함께 중국이 초청한 8개국과 국제기구 수장들도 대거 참석한다. 시 주석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라오스, 개발도상국 연합체인 77그룹(G77) 의장국인 태국과 함께 싱가포르, 스페인, 이집트, 카자흐스탄, 차드, 세네갈 정상을 초청했다.

중국 지도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에 공을 들여왔다. 중국은 2014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베이징 정상회의를 개최한 지 2년만에 세계 정상들이 빠짐없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다시 치르게 됐다.

중국으로선 APEC 정상회의가 시진핑 체제의 초기 성과를 알리는 장이었다면 이번 G20 정상회의는 내년 가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기점으로 집권 2기를 앞두고 열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은 G20 회의를 통해 자국의 리더십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국제적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내부적 압박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회의를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현실화하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2개국(G2)으로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제시한 ‘신형 대국관계’를 기정사실화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중국은 G20 논의의 초점을 세계경제의 성장 및 교역의 회복과 함께 중장기 경제 동력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려 하고 있다.

회의에 앞서 정해진 핵심 의제 4가지가 중국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성장을 위한 신활로 개척, 효과적인 글로벌 경제금융 거버넌스, 견고한 국제무역 투자, 포용적 연계적 개발 등이다.

리바오둥(李保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G20 항저우 정상회의가 마지막 준비단계에 돌입했으며, 이번 회의는 글로벌 경제, 교역, 투자를 중심으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반덤핑 과세 문제와 더불어 세계무역기구(WTO) 시장경제지위 획득을 위해서는 중국은 주요 국가들에서 대두하고 있는 보호 무역주의를 배척해야 한다는 합의에 주안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이번 회의에서 각국의 액션플랜과 이니셔티브를 담은 선언문 작성이 실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G20 회원국이 보호 무역주의를 반대하고 공통된 입장을 견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성장 둔화와 과잉생산, 지방부채, 외환보유고 감소, 외국기업 차별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맞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기피하고 있는 안보 의제다.

중국으로선 남중국해·동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사드 한반도 배치 등으로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어서 중국은 원만한 회의 개최를 위해 민감한 안보 현안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싶어한다.

중국이 앞서 북한의 두차례에 걸친 미사일 도발에 대해 비협조, 또는 소극적 태도로 임하다 지난 24일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규탄 성명 채택에 동조한 것도 G20 정상회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중재판결로 중국의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어서 이런 논의가 이어질 경우 회의 주도력이 약화되고 결국 별다른 성과나 합의 없이 끝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한반도 사드 배치와 이에 대한 중국 반발로 삐걱거리고 있는 한중관계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정상회담을 열고 두 정상이 메시지를 채택함으로써 긴장 수위를 낮출 수 있을지도 촉각이 모아진다.

G20에 참석한 상당수 정상이 라오스로 옮겨 2라운드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은 내달 7∼8일 라오스 비엔티안을 방문해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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