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다고 韓입국 거부 당했습니다”…분노한 태국인들

“돈 많다고 韓입국 거부 당했습니다”…분노한 태국인들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3-11-02 15:29
수정 2023-11-0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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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인 양 끊임없이 심문”
한국 엄격한 출입국 심사
태국인 입국 거부 사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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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공항에 있는 관광객. AFP 연합뉴스
태국 공항에 있는 관광객. AFP 연합뉴스
한국 출입국관리소의 엄격한 입국 심사로 인해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늘면서 격분한 태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여행을 가지 말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일(한국시간) 방콕포스트, 더타이거 등 태국 매체에 따르면 한국이 태국인의 여행지로 인기가 높아졌지만, 출입국관리 사무소의 과도한 인터뷰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격분한 태국인들이 한국 여행 금지를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한국과 태국은 비자면제협정이 체결되어 있어 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태국인은 90일까지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K팝과 드라마, 영화 등의 영향으로 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여행지로 손꼽힌다.

하지만 방콕포스트는 “지난 주말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시태그는 ‘한국 여행 금지’였다”고 전했다.

한국 여행을 갔다가 입국심사 과정에서 지나치게 엄격한 인터뷰를 통과하지 못해 발길을 돌린 태국인들의 사례가 급증한 것이 그 배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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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대구국제공항으로 태국 현지 여행업체 관계자와 인플루언서 등 단체 관광객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6월 대구국제공항으로 태국 현지 여행업체 관계자와 인플루언서 등 단체 관광객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매체에 따르면 ‘한국 여행 금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100만건 이상 올라왔다.

태국인 A씨는 “급여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부됐다. 이번 여행을 위해 5년 동안 돈을 모았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 B씨는 “한국에 네 번이나 관광을 왔는데 아직도 부족하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마치 내가 범죄자인 양 끊임없이 심문받았다”고 지적했다.

태국의 한 대학 교수는 “20여 개국을 여행했지만, 한국에서만 입국을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특히 확실한 신분과 재정 능력이 있는 태국 연예인들과 인플루언서들조차 입국 거부당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 찾는 태국인 수 줄어들고 있다”실제 한국을 찾는 태국인의 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3월 방한 태국인은 4만 3084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월과 비교해 81.1%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7월과 8월에는 50%대로 떨어졌다.

그 사이 일본을 찾는 태국인들의 수는 늘었다. 지난해 11월 일본은 한국보다 태국 관광객을 1.78배 더 유치했으나, 지난 5월에는 2.6배로 격차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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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태국 총리 “외교부 차관과 해당 문제 논의하겠다”정부는 지난 4월 미국, 일본, 영국 등 22개국 관광객에 대해 내년 연말까지 출발 전 입국허가 제도인 ‘K-ETA’ 발급을 면제했지만, 태국만 제외됐다.

매체는 한국의 엄격한 입국 심사가 태국인 불법 체류자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에는 약 14만명의 태국인 불법체류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인천의 한 클럽에서 열린 태국 유명가수 암 추띠마의 콘서트장에서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은 불법 체류 외국인 83명을 적발했다. 지난 5월에는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태국인 불법체류자 13명이 검거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까지 이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나섰다.

세타 총리는 태국 언론에 “태국인이 지속해서 한국에서 입국 거부되고 추방되는 문제에 대해 짜끄라퐁 생마니 외교부 차관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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