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25주년’ 한달 앞두고 베이징대 찾은 시진핑

‘톈안먼 25주년’ 한달 앞두고 베이징대 찾은 시진핑

입력 2014-05-06 00:00
수정 2014-05-0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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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하버드대 좇지 말라” ‘중화민족 부흥’ 부쩍 부각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톈안먼 사태) 25주년(6월4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일 명문 베이징대를 찾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강조했다.

시 주석이 당 총서기 및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후 이 대학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드러난 방문사유는 ‘5·4 운동’ 95주년을 기념하고 베이징대의 개교 116주년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5·4운동은 열강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된 1919년 베이징대 대학생 등 이 지역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개된 애국 운동으로 이후 반봉건과 민주주의 운동으로 확대됐고 중국공산당이 결성되는 계기가 됐다.

시 주석은 이날 인문, 이공학과를 둘러보고 학생들의 시낭송회를 참관했으며 교사들과 좌담회를 갖고 5·4정신의 전승 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 과정에서 “(베이징대는) 중국의 대지 위에 깊이 뿌리내린 대학이 돼야 하며 제2의 하버드, 제2의 케임브리지가 되는 길을 좇지 말고 제1의 베이징대가 돼야한다”며 중국의 문화적 자존심을 치켜세웠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의 저명한 소설가 루쉰(魯迅)의 ‘베이징대는 항상 새롭다’는 표현을 동원해 베이징대의 일류대학 달성 목표를 격려하고, ‘백리길을 가는 사람은 구십리를 반으로 잡는다’(일은 성공이 가까워 올수록 더욱 어려워진다)는 성어를 들어 ‘중화민족 부흥의 꿈’을 위해 더욱 채찍질할 것을 주문했다.

’맹자(孟子)’의 ‘어화웅장불가득겸(魚和熊掌不可得兼·두 가지를 동시에 취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뒤에는 ‘생(生)을 버리고 의(義)를 취해야한다’는 문구가 이어진다)를 비롯해 ‘예기(禮記)’, 당나라 시인 류우석(劉禹錫)의 고시 등을 인용해 학문과 초기 가치관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 주석이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처럼 고금을 아우르는 각종 전고(典故)를 다수 동원한 것은 베이징대가 전국의 내로라하는 문재(文才)들이 몰려있는 최고의 대학이라는 점을 고려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이날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의 실천’을 주문하기도 했다.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이란, 부강, 민주, 문명, 조화, 자유, 평등, 공정, 법치, 애국 등을 아우르는 표현으로 결국 중국의 정치체제, 사회체제를 적극 존중하고 지지해야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정확히 한 달 앞둔 시점에 베이징대를 찾아 이런 메시지를 전한 것은 점차 고조되는 톈안먼 사태 희생자 추모분위기 등을 겨냥한 것일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낳는다.

대대로 ‘반골기질’이 다분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베이징대는 1989년 톈안먼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도 사태의 가장 중심에 섰던 학교다.

지난해 5월에는 시 주석이 이 대학 학생들에게 보낸 서한의 정신을 학습하자는 대학측 캠페인에 반발해 베이징대 학생과 졸업생 70여 명이 인터넷에 연명으로 공개서한을 올리기도 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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