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유럽연합(EU) 잔류 지지자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소식에 유럽 일부 국가의 극우 성향 정당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반(反) 이민 정서를 드러내면서 “EU를 탈퇴해야 한다”고 유권자들을 호소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걸어왔던 유럽 통합의 길이 해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의 극우 정당인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스 당수는 2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네덜란드도 영국과 같이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빌더스 당수는 “우리는 국가와 재정, 국경, 그리고 이민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한다”면서 “내년 3월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에 오르면 영국과 같은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민의 약 54%가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에서 지난 4월 실시된 EU-우크라이나 협력협정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EU의 통합정책이 타격을 받았다. 당시 반대 운동을 이끌었던 빌더스 당수는 ”투표 결과는 네덜란드인들이 유럽의 엘리트들에게 ‘안돼’라고 말한 것이자 EU의 종말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경우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이날 영국 국민들의 선택을 환영하면서 자국에서도 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자유를 위한 승리! 내가 여러 해 동안 요구해 왔듯이 프랑스와 EU에서 똑같은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로리앙 필리포 국민전선 부대표도 트위터에 “국민의 자유는 언제나 끝에 승리한다! 브라보 영국”이라면서 “이제 우리 차례다! 프렉시트(프랑스 EU 탈퇴)”라고 적었다.
국민전선은 ‘반(反)이민, 반 EU’를 기치로 내건 정당으로, 최근 프랑스의 경제난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의한 테러 등에 이유로 201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26%의 득표율로 프랑스 제1당에 올랐으며 지난해 12월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도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꾸준히 EU 탈퇴를 주장해온 이탈리아 극우 정당 ‘북부리그’의 마테오 살비니 당수도 “영국의 자유 시민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라면서 “이탈리아도 EU 탈퇴 국민투표를 시행해야 한다”는 말을 트위터에 남겼다. 살비니 당수는 앞서 브렉시트 투표 당일인 23일에는 “브렉시트는 역설적이게도 유럽의 마지막 재도약 기회가 될 것”이라며 “유럽의 자존심과 일자리, 미래를 어깨에 짊어진 탈퇴 진영이 승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