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리뷰-‘7080 무대’ 봄 나들이] 유신헌법 비판했던 동창생들의 그때 그 기억

[연극리뷰-‘7080 무대’ 봄 나들이] 유신헌법 비판했던 동창생들의 그때 그 기억

입력 2010-04-19 00:00
수정 2010-04-19 00:5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7인의 기억

‘그때 거기 있었습니까?’

이미지 확대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았던 루마니아 감독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의 영화가 던진 화두였다. 김일성에 비견되는 독재자 차우셰스쿠 정권이 시민혁명으로 무너진 1989년 12월.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뒤 루마니아의 한 소도시에서는 혁명 당시를 회상하는 방송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그러나 혁명의 영광은 자꾸 희화화되고, 제 아무리 혁명이라도 실제 바뀌는 삶의 모습은 한뼘에 지나지 않는다는 역설만 노출된다. 압권은 영화 막바지, 방송사로 전화를 건 한 아주머니의 대사다. “지금 밖에는 눈이 내려요. 지금 즐기세요. 어차피 내일이면 진창이 될 테니.”

18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 올랐던 서울시극단의 연극 ‘7인의 기억’(장우재 작·연출)은 바로 ‘어제 내렸던 눈이 오늘 진창이 되어버린’ 얘기다. 학원재벌로 돈을 많이 번 추달오가 내뱉는 신세한탄조의 대사가 상징적이다. “내 아들놈 말이야. 그 놈 호주 보내 놓았더니 공부 끝나고 거기서 살 거래. 안 올 거래. 한국이 지겹대. 지 아버지 돈 잘 버니까. 근데 왜 나는 걔 눈치를 봐야 되는데? 생각해 봐. 역사는 말이야. 그렇게 누구 희생으로 나아지고 그런 거 아냐. 우리가 배운 거 전부 다 틀린 거야. 그냥 역사는 흘러가는 거야!”

사연의 중심에는 38년 전 ‘정독주보 사건’이 있다. 정독고 홈커밍데이를 맞아 추달오를 비롯한 정낙영, 변희석, 민대치, 방수연, 정우림 등 배불뚝이 중년 6명은 ‘정독주보 사건’을 연극화하기로 한다. 1972년 10월유신 당시 유신헌법을 비판하는 팜플릿을 만들어 뿌렸다가 구치소로 줄줄이 끌려갔던 사건이다. 6명이 모였는데 ‘7인’의 기억인 이유는 주동자 서종태가 당시 충격 때문에 넋 나간 채 살고 있어서다. 한편,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서종태의 딸 수정은 오디션에서 계속 떨어지고, 그 배경에는 공연계의 큰 손 김인범이 개입됐다는 얘기가 나돈다. 김인범의 방해 이유도 정독주보 사건과 관련 있다는데….

무엇보다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가 눈길을 끈다. 김기천·김병순·고동업·이창직·박상종·김신기 등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보이는 ‘연기를 못하는 연기’는 귀엽기까지 하다. 자주 등장하진 않지만 넋나간 서종태역을 맡은 권혁풍의 신들린 연기도 일품이다.

‘7인의 기억’의 결말은? 7명의 동창생과 김인범은 정독주보의 기억을 떨쳐내고 따뜻하게 화해한다. 영화 ‘그때 거기 있었습니까?’가 전화 건 아주머니의 냉소적 대사에도 불구하고 가로등이 하나씩 켜지며 온기를 내뿜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듯. 진창이란, 따뜻한 기억의 햇살이 질퍽하게 배어든 감정의 골을 말려 버리면 다시 단단한 땅으로 변하는 법이다.

김동욱 서울시의원, 개포택지 등 관리방안 용역 착수…노후 주거지 도시관리 첫발

서울시의회 김동욱 의원(국민의힘, 강남5)의 지속적인 관심과 예산 확보 노력에 힘입어, ‘개포택지’를 포함한 노후 단독주택지 도시관리방안 마련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지난 5월 ‘택지개발지구 단독주택지 도시관리방안 마련’ 용역을 착수했으며, 6월에는 착수보고회를 통해 과업 방향과 주요 과제를 공유했다. 이번 용역에는 개포택지를 포함한 총 10개 택지지역이 대상에 포함되며, 도시공간본부가 총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 2월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해당 용역은 지역별 기반시설 현황, 용도지역, 주택 노후도 등 실태를 조사하고 문제점을 분석해, 택지개발 당시 계획된 구조와 현재의 주거 수요 간 불일치를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 도시관리 기준을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김 의원은 “개포택지는 준공 이후 수십 년이 지난 단독주택지가 밀집해 있음에도, 도시계획적 관리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주민들이 주차, 도로, 주거환경 등의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번 용역을 계기로 개포택지의 여건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도시관리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9월까지 기초조사와 분석을 완료하고, 내년 2월에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올 예
thumbnail - 김동욱 서울시의원, 개포택지 등 관리방안 용역 착수…노후 주거지 도시관리 첫발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0-04-19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