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땅 연평도 봄은 오는가

잊혀진 땅 연평도 봄은 오는가

입력 2011-01-28 00:00
수정 2011-01-2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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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STV ‘TV쏙 서울신문’

“연평도를 보세요. 연평도가 어떤지, 지금. 폐허예요, 폐허. 이런 거 아십니까. 모두 밖에서만 보시고, 안을 들여다보긴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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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주민들이 무너져 내린 집을 보며 울먹이고 있다. 이들의 얼굴에 언제쯤 미소가 살아날 수 있을까.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연평도 주민들이 무너져 내린 집을 보며 울먹이고 있다. 이들의 얼굴에 언제쯤 미소가 살아날 수 있을까.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연평도 주민 김종란(52)씨는 울먹이다가 끝내 서러움이 커져 말을 잇지 못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연평도를 향해 포탄 170여발을 쏘며 공격한 지 두달. 연평도는 여전히 포격의 생채기를 안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신문 취재진이 수차례 시도 끝에 들어간 연평도는 그때의 처참한 모습 그대로였다. 포격 직후 취재를 했던 그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말 그대로 연평도는 ‘폐허’다.

설을 앞두고 찾아간 연평도에는 설 분위기를 찾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주민 1700여명 중 400여명이 들어와 터를 잡고 살아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배추를 삽으로 긁어내던 이재술(52)씨는 한숨만 내뿜었다. “김장 하려고 배추 사놨는데 포격 때문에 다 썩어서 버리려고…. 보일러고 뭐고 다 처져서 돌아가지도 않아요. 육지서 수리해 주겠다고 온다고 해서 기다리는데….”

남은 주민 몇몇은 연평도 뒷산에서, 지난 23일 세상을 뜬 송납재(87) 할머니의 발인을 지켜봤다.

송 할머니는 “살아도 연평도에서 살고 죽어도 연평도에서 죽겠다.”며 주변 만류에도 앰뷸런스에 몸을 싣고 지난달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주민들은 안타까움에 눈물을 훔치지만 지금 연평도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정부도 정치권도, 모두가 그렇게 그날의 악몽을 기억해야 한다고 외쳤지만 눈앞에 놓인 현안들에 묻혀 연평도는 잊은 듯하다. 봄과 함께 우리의 관심을 기다리는 연평도의 오늘, 28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의 ‘TV쏙 서울신문’에서 방영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2011-01-2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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